가전3사, 진공청소기 주력 제품 출시시기 놓고 신경전

올해 진공청소기 주력 신제품의 출시시기를 놓고 가전3사들간 신경전이 한창이다.

가전3사는 최근 내수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신제품을 내놓아도 판매가 저조할 것을 우려,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었던 진공청소기 출시시기를 늦추는 대신 부가기능을 생략해 원가를 절감한 IMF형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이 활성화될 때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지난 6월 LG전자가 이같은 암묵적인 약속을 깨고 기습적으로 분리형 물걸레를 장착한 주력 신제품 「동글이(모델명 V-585K)」를 출시하면서 타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주력제품이었던 「동글이 쉿(모델명 V-400HS)」에 대해 저소음에 초점을 맞추었던 데 반해 올해에는 한국적 물걸레 기능을 한단계 발전시킨 분리착탈식 물걸레로 경쟁업체 따돌리기에 나섰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는 하반기로 예정돼 있던 신제품 출시시기를 앞당길 것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일단 대응모델을 내놓는 대책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초 회전솔을 장착해 바닥청소력을 높인 청소기 「터보브러쉬(모델명 VC-7570)」를 출시했고 대우전자는 7월말 구석진 곳을 쉽게 청소할 수 있도록 브러시 두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인 슈퍼 슬림형 브러시 진공청소기 「싹싹이(모델명 RC-5312MTR)」로 맞대응 작전에 나섰다.

이는 LG신제품에 대응할 수 있는 고가 경쟁모델이 있어야만 각 대리점, 양판점 등에서 마케팅활동을 벌이면서 판매를 확대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와 대우전자가 내놓은 제품들이 기존 제품에 브러시 등 일부기능만 변형한 것이어서 주력제품이라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LG전자가 내놓은 신제품도 예년과는 달리 가격대별로 모델수가 적기 때문에 쉽사리 시장을 활성화해 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워낙 위축돼있어 가전3사가 예년과 달리 신제품 출시에 상당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판매확대가 어려워 변형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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