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지털 AV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가전시장은 지난 94년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SVR)의 상품화를 시작으로 디지털TV,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플레이어, 디지털 VCR 등 영상기기와 미니디스크(MD)플레이어, DVD오디오, 디지털라디오방송시스템(DAB) 등 오디오기기의 잇단 등장으로 본격적인 디지털 AV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AV업체들은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등 21세기 전자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다각적인 물밑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업계의 노력은 다른 분야와는 달리 디지털가전의 경우 선발업체와 후발업체의 차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장을 선점할 경우 21세기 가전시장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AV분야 중에서도 가장 경합이 치열한 분야로는 디지털 TV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 TV는 기존 TV와는 달리 입력되는 모든 데이터가 디지털화된다. 즉 영상과 음향뿐 아니라 문자와 그래픽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게 디지털TV의 최대 장점이다.
디지털 TV는 초기엔 HDTV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이후엔 가정용 정보단말기로 발전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디지털 TV는 크게 디지털신호변환 시스템을 내장한 디지털 TV수상기와 디지털 셋톱박스의 2가지 형태로 선보일 전망이다.
디지털TV 시장은 올 연말부터 시장이 형성돼 오는 2006년쯤엔 미국지역에서만 3천만달러 이상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세계 최초로 디지털방송을 실시하는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디지털TV의 상품화에 박차를 가해 온 세계 가전 업체들이 최근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시험방송을 통해 기술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이 시장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등 국내 가전 3사를 비롯해 일본의 빅터(JVC), 마쓰시타, 미쓰비시, 샤프, 프랑스의 톰슨,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 모두 1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지만 지난 90년부터 국책과제로 진행돼온 고선명TV(HDTV)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가전3사가 세계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 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분적으로 디지털방송이 시작됐지만 이를 녹화하는 고선명도의 DVD플레이어가 선보이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틈을 채워 줄 제품이 바로 디지털 방송을 녹화하거나 녹화된 영화를 볼 때 필요한 디지털 VCR이다.
디지털 VCR은 고선명 DVD나 하드디스크에 녹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주며 오는 2002년에는 1백만대 규모의 매력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AV산업이 마지막 꽃이라고 할 수 있는 DVD플레이어는 출시 당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지금까지는 기대 이하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인 상품화가 시작된 DVD플레이어는 최근 1천3백여종의 전용타이틀이 선보이고 거대 영화사들이 영화소프트사업에 앞다퉈 진출함으로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장당 5달러 안팎의 가격으로 DVD타이틀을 즐길 수 있는 DIVX(Digital Video Express)」기술이 발표된 이후 디즈니,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등 대부분의 영화사가 DVD타이틀 제작에 나서고 있어 이 시장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또 휴대형 DVD플레이어, 차량용 DVD시스템, DVD노래반주기, DVD오디오 등 응용상품 시장도 형성될 예정이어서 올해 전세계 DVD플레이어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2배정도 늘어난 3백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오는 2001년에는 현재의 VCDP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계 수요는 1천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DIVX용 DVD플레이어를 제니스에 공급하기로 한 데다 삼성전자도 휴대형 제품 등 신제품을 미국시장에 대거 투입할 예정이어서 세계 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의 입지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디지털 음악매체로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CD플레이어를 대체할 차세대 오디오로는 DVD오디오와 슈퍼오디오CD, 그리고 MD플레이어 등이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업체들이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MD플레이어는 일본에서만 95%이상의 장착률을 기록하는등 오는 2002년까지 연평균 40%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해태전자를 필두로 삼성전자, LG전자,태광산업등 국내 오디오 업체들은 이미 2,3년전부터 MD플레이어 개발 기술을 확보해 놓고 있지만 기대를 모았던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예상외로 보급률이 저조함에 따라 본격적인 상품화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MD시장이 CD플레이어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서둘러 MD플레이어를 상품화하지 않으면 차세대 오디오 시장에서 영원히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세계 유력 오디오업체들은 CD플레이어의 다음세대 제품으로 MD플레이어와는 별도로 DVD오디오진영과 슈퍼오디오CD진영으로 양분돼 치열한 규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쓰시타전기산업과 일본 빅터의 DVD오디오진영과 소니, 필립스의 슈퍼오디오CD진영은 각각 내년 상반기중 자체 규격을 채용한 플레이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디지털라디오방송시스템(DAB)도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로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제품중 하나다. DAB는 컴포넌트오디오는 물론 카오디오, 휴대형 카세트등 기존 오디오에 대한 대체 수요가 기대되는 21세기형 제품으로 아직은 일반인에게 낯선 제품이다.
DAB란 현행 AM과 FM방송시스템의 단점을 디지털 방식으로 해결, 청취자들에게 고품질의 음향을 제공하는 방송시스템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새로운 개념의 수신기를 구입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오는 99년까지 정부와 민간기업이 2백억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으며 개별 오디오업체들도 차세대 품목으로 이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DAB시장이 오는 2000년에 4백만대 시장 규모를 형성한 후 2005년경에는 약 10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될 정도로 시장 전망이 매우 밝기 때문이다.
새한정보시스템과 DMB코리아가 각각 세계 최초로 개발한 컴퓨터 음악파일인 MP3전용 플레이어는 일본의 MD플레이어와 경합을 벌일 차세대 오디오로 벌써부터 신세대 컴퓨터세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PC보급과 인터넷 활용이 일반화되면서 많은 컴퓨터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통신을 통해 쉽게 다운로드 받아 녹음해 갖고 다닐 수 있는 휴대의 간편함과 디지털 사운드에 매료돼 있지만 아직은 소비자가격이 비싸 대중화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플래쉬메모리 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다 인터넷에상에서 mp3파일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머지않아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AV시스템의 핵심은 입체음향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안방에서도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서라운드 입체음향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재 AV시스템에서 주로 채용하고 있는 서라운드 사운드는 돌비 프로로직이지만 디지털화가 급진전되면서 돌비디지털(AC-3)와 DTS(디지털 시어터 시스템)이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돌비디지털(AC-3)와 DTS(디지털 시어터 시스템)는 5.1채널로 구성된다는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현재 오디오 업체들은 물론 영화사, 음반사들이 각각 양진영으로 갈라져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제까지 일본 업체들이 독주해온 세계 디지털 AV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 미국, 대만 등 후발업체들의 참여를 계기로 선점경쟁이 한층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도 핵심부품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개선될 조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의 이 시장 참여가 궁극적으로 일본업체만을 살찌워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DVD플레이어에 장착돼 압축된 영상을 복원해주는 MPEG 디코더칩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초 출시한 제품에 도시바제품을 사용했으며 디스크에 저장된 정보를 읽어주는 광픽업용 초소형 렌즈나 레이저다이오드 등은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그렇다고 이 시장을 포기할 수도 없는 게 국내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다.
따라서 디지털 AV시장에서 일본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하기 위해선 핵심기술 및 부품개발에 적극적인 투자가 뛰따라야 한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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