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도체산업협회(회장 문정환)가 최근 격심한 불황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반도체협회 김치락 부회장은 『최근 국내 소자 생산 업체들의 설비 투자 연기와 동부그룹의 반도체 사업 포기로 현재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은 불황의 수준을 넘어 그동안 쌓아온 국내 장비 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전제하며 『이에 따라 협회는 장비 외상 구매, 동남아 시장 공동 개척 등 국내 장비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각종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으로 협회는 현재 미국, 일본 등 외국 장비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벤더스 크레디트(Vender’s Credit) 형태의 장비 외상 구매 방식을 국내 장비 업체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관계 기관의 협조를 적극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현재 거의 휴면에 상태에 빠진 국내 장비업체의 공장 가동률을 올리기 위해 향후 2년간의 장비 및 설비 수요를 사전에 파악, 이를 앞서 발주해 줄 것을 국내 주요 소자 업체들에게 공식 요청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국내 장비 시장의 궁극적인 불황 타개를 위해서는 대만 등 동남아 시장 개척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오는 9월 국내 주요 장비업체 8개 회사가 공동 참여하는 시장 조사 및 구매 촉진단을 구성, 대만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
또한 11월에 개최되는 「세미콘 타이완 98」 전시회에 국내 장비 업체의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국산 반도체 장비의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한편 같은 시기에 2차 구매 촉진단의 파견도 추진중이다.
이 밖에 중기거점개발사업 등과 같은 각종 정부 지원의 반도체 장비 및 재료 국산화 사업을 확대 실시하는 방안과 중국 등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조사단 파견도 검토중이다.
이러한 협회측의 적극적인 지원 노력에 대해 국내 장비 업계 관계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 장비 시장의 불황 타개를 위해 협회가 발벗고 나섰다는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지만 이러한 대책들이 과연 실효를 거두게 될지는 의문』이라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러한 협회의 다각적인 지원 활동이 정부 및 소자 업체들에게 현재 국내 장비 업체가 처해 있는 극악한 상황을 이해시키고 이를 통해 반도체 장비 산업의 기반을 지키기 위한 자발적인 지원 방안들이 나와 줄 것을 기대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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