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의 구리칩 기술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IBM이 세계 최초로 구리칩 기술을 개발한 이후 모토롤러, TI 등이 이 기술을 발표했으며 올해에는 VLSI, AMD 등 해외업체들과 삼성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업체들도 구리칩 개발계획을 밝히는 등 구리칩 제조공정 도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노벨러스 등이 구리칩 제조장비와 관련, 양산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토털솔루션을 본격 공급하기 시작함으로써 급속한 저변 확대가 예상된다.
구리칩 제조공정 기술은 현재 반도체 회로 합성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대신 구리를 실리콘 표면에 부착시킴으로써 신호전송능력을 40% 가량 향상시킬 수 있으며 전력소모량을 크게 줄이는 한편 CPU 같은 다층배선제품에서 제조비용을 현재보다 30%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구리칩 기술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들어 알파칩 관련 자회사인 API를 설립하는 등 알파칩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까지 구리칩 제조기술을 채택한 0.18미크론급 CMOS 공정라인을 기흥에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은 기존 알파칩 생산라인에 구리칩 제조공정을 도입하는 작업을 이미 진행중이며 증착, 화학, 기계적연마(CMP), 다마싱 기술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개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삼성은 내년에 8백㎒ 클록 스피드까지 구현할 수 있는 알파칩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반도체(대표 구본준)는 중앙연구소에서 지난 95년 구리칩 관련 기술에 관한 선행 검토에 들어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기반기술 및 주변기술을 개발중이다. LG의 한 관계자는 『구리칩 기술이 메모리제품에는 아직까지 이점이 없어 향후 개발될 자바프로세서 등 마이크로프로세서 제품에 구리칩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전자(대표 김영환)는 올초 선행기술연구소 내에 구리배선 기술개발팀을 구성, 관련기술 습득에 나서고 있다. 현대는 우선 내년 하반기까지 생산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증착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자사 제품에 적용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는 대부분 단층배열 구조로서 전류밀도가 낮아 다층배열 구조이며 전류밀도가 높은 제품에서 장점을 발휘하는 구리칩 기술이 당분간은 필요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0.13미크론 공정부터 구리칩기술을 적용할 예정이어서 최근의 흐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최근 방한한 존 마이너 인텔 부사장은 『구리칩기술은 현재까지 양산성에 문제점이 노출돼 있고 현재 알루미늄 기술로도 충분히 기술진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텔은 당분간 구리칩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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