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키친업계 "불황 모른다"

최근 시스템키친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객들의 위축된 소비심리를 뚫기 위해 파격적으로 1백만원대 초저가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무료 보험가입서비스, 무료 클리닝서비스, 제품 리폼서비스 등을 실시, 주요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주부들에게 더욱 밀착된 마케팅활동을 펼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자재공급방법에서부터 제품주문방식을 모두 전산화하고 물류체계를 혁신하는 등 원가절감 노력으로 타 제조업체들이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절반수준으로 감소한 데 반해 시스템키친업체들은 상반기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줄어들어 영세업체들을 빼고서도 약 2천억원의 시장규모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시스템키친업체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다각도의 마케팅활동을 펼친데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겨냥, 현지 대리점 및 법인을 개설해 발빠르게 수출에 나서는 등 위기를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자세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국내 시스템키친시장에는 쌍두마차격인 한샘, 에넥스 두 선두업체를 필두로 최근 화의개시결정이 난 훼미리, 계열사로 이관해서라도 시스템키친사업을 살린다는 현대리바트, 일본에 6백여세트의 시스템키친을 첫 수출한 동양토탈 등이 자체 브랜드를 갖고 전국 대리점망을 운영하면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한샘과 에넥스는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상대이긴 하지만 선의의 경쟁으로 침체된 시장에 활력소를 불어넣으면서 불황의 파고를 함께 넘고 있다.

한샘은 3년 전부터 사업의 채산성을 확보하고 내부 체질개선을 위해 주력업종인 시스템키친사업 이외에 인테리어, 주택설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한 고가제품만이 아니라 영세업체들에 뺏긴 중저가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원목제품에서 중저가 도장제품에 이르기까지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할부판매를 도입하고 주부들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무료강좌를 실시하며 각종 부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에 나섰다.

여기에 전사적으로 전산화 작업을 통해 잘못된 주문수주로 인한 원자재 낭비를 막고 제품납기일자를 줄이는 등 지속적으로 펼친 원가혁신작업이 최근같은 위기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로써 한샘은 상반기에 9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중국, 동남아 지역으로의 수출을 확대해 올해 1천7백억원의 매출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넥스 역시 「오리표」라는 브랜드에서 첨단부엌가구 「에넥스」로 과감히 겉모양을 바꾸고 내부적으로는 스톡옵션제를 도입,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외적으로는 주식시장에 상장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넥스는 최근 무료 클리닝 서비스, 시스템키친 리폼서비스, 휴일교통상해보험 및 자녀안심보험 무료 가입서비스 등 적은 비용으로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대리점 집객률을 높여 판매확대로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그동안 주력해왔던 동남아시장에서 중국시장으로 수출지역을 다각화하고 수출품목도 완제품뿐만 아니라 각종 자재와 가전기기 등으로 확대하는 틈새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로써 에넥스는 올해 매출 1천5백억원 및 수출실적 1천2백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키친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가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의 부도, 지속되는 물가상승, 실업사태 등이 하반기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업체의 관계자들은 『철저한 준비와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원가혁신과 대고객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해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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