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ETRI, ETC시스템 구축용 신호단말기 방식 "따로따로"

자동통행료징수(ETC)시스템 구축시 사용될 차량탑재용 신호단말기(OBU)방식 선정을 둘러싼 관련 산업계와 학계간 이견이 지속되고 있어 이 분야 관련기술 개발 및 표준화 작업까지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게 능동(Active)형과 수동(Passive)형으로 나뉘어지는 ETC분야 신호전달방식을 놓고 국내업계와 학계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향후 ETC시스템 구축의 최대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ITS업계는 유럽이 지난해말 표준화 작업을 마친 수동형 신호전달방식에 기초한 CEN 278 규격표준과 이에 근거한 수동형 신호전달 기술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정보기술, 대우전자, LG산전, 삼성전자 등 ITS 관련업계는 지난해말 이미 수동형 신호전달방식을 기초로 한 업계표준안을 만들어 전자산업진흥회를 통해 산업자원부에 제출했다.

업계는 이 분야에서 전세계 주도적인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CEN 278 표준을 기반으로 한 수동형 관련기술 습득은 물론 단말기 가격과 배터리 수명 등을 고려할 때 능동형 채택보다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정보통신부 산하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문자전송까지 가능한 기능적 장점과 독자기술 개발시 자체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능동형 신호전달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는 ETC 신호전달방식을 능동형으로 채택할 경우 기술개발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능동형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기술에 종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방식 채택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통부는 업계가 제출한 표준안을 비롯한 ETC관련 내부 프로토콜 표준에 대한 뚜렷한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 28일 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열린 민관 ITS통신위원회에서는 관련기술 표준화를 위해 우선 수동형을 잠정표준으로 만들어 다음달 중 승인절차를 거치기로 했으며, 이와 병행해 능동형 표준안도 만들어 잠정표준으로 인정해 나가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말 단거리통신분야 기술표준으로 CEN 278을 받아들이기로 확정했는데, 전세계적으로 ETC 구축용 프로토콜 중 상위계층 표준을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추세며 국가별로 하위 계층에 속하는 물리적 계층과 매체접근제어(MAC) 계층 등 2개 계층에 대한 독자 규격을 정하는 추세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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