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음악과 저작권 (1);사업 태동과 발전

90년대중반 이후 국내에서도 음악저작권 관리 및 대리중개 민간사업자(음악출판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저작권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등 관련사업이 새로운 산업으로서 싹을 틔우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음악의 「창작-상품화-사후관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악저작권의 이용형태, 경제적 가치, 관련문제, 관리방법 등을 몇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자명종 시계의 울림소리가 「따르릉」에서 「음악」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거의 모든 계층이 자명종 시계를 이용하고 음악에 기대어 자신의 수면량을 조절한다. 무릇 음악은 생활에 가깝게 자리잡은 예술이자 상품인 것이다.

인류가 보잘 것 없는 의복과 음식으로 연명하던 원시공동체시절, 나무 막대를 두드리는 타악(打樂)이 음악의 기원이 됐다. 이후 같은 리듬과 음률을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기 시작했을 때,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이들의 시회적 지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높지 않았다. 우리 민족의 음악사를 들춰보면 「사당패」나 「기녀」들이 전문 음악가에 근접해 있었고, 서양의 경우에도 음악가는 대체로 「즐거움을 주는 광대」로 여겨졌다. 음악은 그저 위안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음악이 상품으로서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부터다. 서구유럽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 「돈」을 내고 공연장을 찾는 문화가 형성됐고, 19세기말부터는 공연에 사용된 곡의 악보가 상품화돼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무렵 악보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음악출판사(Music Publisher)」가 생겨났는데, 이 회사들은 악보인쇄 및 판매로 돈을 벌었고 수익의 일정량을 작곡가에게 지급했다. 악보를 상품화하기 위한 작곡가와 음악출판사간 계약이 활성화되면서 음악저작권사업의 뿌리가 형성된 것이다. 음악출판사라는 용어는 현재에도 사용되고 있다.

1930년대 들어 음악출판사의 주된 사업영역은 「악보 인쇄출판」에서 「음악 종합기획, 홍보」로 바뀌기 시작했다. 라디오의 보급으로 음악이 보다 폭넓게 대중에게 다가가면서 이루어진 변화였다. 구전(口傳) 또는 악보를 통해 제한적으로 배포되던 음악이 미디어의 힘을 빌어 상품가치를 끌어올리자 음악출판사들의 관심도 악보 판매에서 라디오방송상의 음악사용료 징수로 옮겨갔다. 음악저작권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이었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LP(Long Playing)레코드가 개발되고, 49년 미국의 CBS컬럼비아사가 이를 상품화하면서 음악저작권사업은 혁명을 맞이했다. 음악이 음반에 고착되면서 「수집이 가능한 상품」으로 발전한 데다, 같은 시기에 번성한 영화에도 음악이 사용되면서 음악저작권사업이 황새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음악, 영화시장에서 프랭크 시내트라와 같은 인기스타가 등장해 음반판매량이 크게 증가했고 이와 더불어 음악출판사들과 저작권자(작곡, 작사가)들의 수입도 수직 상승했다.

1950년대 TV와 더불어 열린 매스미디어시대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스가 등장, 음반시장은 대중화 및 대량생산의 길을 걸었다. 이에 발맞춰 음악저작권사업 영역도 오늘날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인간의 두뇌와 감성으로부터 구현되는 무형의 창조물로서 혹은 음(音)을 일정한 방법에 의해 조화 결합시켜 미감을 일으키는 예술로서만 존재하던 음악이 음반 및 저작권사업을 통해 상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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