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25일 윈도98 일본어판과 동시에 「머니」 일본어판을 출시하면서 일본 개인자산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머니는 지난 91년 최초로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에 1천만 카피 이상이 출하된 개인자산관리 프로그램으로, 하루하루의 지출을 절약지향적으로 관리하는 가계부 소프트웨어와 달리 중장기적인 개인 자산 파악과 지출 관리가 가능해 장래 목표 설정 및 재무상의 정확한 판단을 지원해 주는 점이 특징이다.
MS는 일본 개인자산관리 소프트웨어시장은 미국과 환경이 전혀 다르다는 판단 아래 지금까지 머니의 일본시장 출시를 망설여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금융빅뱅을 앞둔 일본 금융시장의 급속한 환경변화가 일반 가정으로 파급되면서 개인자산관리 소프트웨어의 이용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출시를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신용카드와 수표문화가 잘 발달된 미국에서는 이같은 종류의 개인자산관리 소프트웨어가 폭넓게 사용되면서 이를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 등도 이미 정착단계에 이르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튜이트사의 「퀴큰」 이외에도 머니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소프트웨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MS가 머니 보급을 위해 채택하고 있는 전략은 미국과 일본을 막론하고 금융기관과 가정간의 인터페이스를 확보하는 것. 이를 위해 미국에서는 1백80개사 이상의 금융기관과 공조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으며 일본시장을 겨냥해서도 이미 금융기관과 접촉해 머니 채용을 제안, 주요 금융기관을 포함해 83개사와 접속실험을 끝냈으며 13개사와도 현재 실험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MS는 일본시장에서는 문화적 특수성을 감안해 미국시장과는 다소 다른 공략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각각의 금융기관과 공동 개발하는 머니 금융기관 독자판 제안이 그것으로, PC 판매망을 통한 보급과 병행해 금융기관을 통한 판매체제도 구축한다는 것이다.
MS는 이미 업종별로 선두그룹에 포함돼 있는 금융업체들과는 실험판 제작을 끝내 놓은 상태다. 일본 거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도쿄미쓰비시은행은 이달 말부터 시작하는 홈뱅킹서비스에 맞춰 「머니 토쿄 미쓰비시 은행 대응판」을 내놓는다. 공조체제를 구축한 도쿄 미쓰비시 은행측은 『머니를 선택한 것은 두 회사와의 이해가 일치한 때문으로 우리는 MS의 마케팅력과 지명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7월 하순부터 머니 실험판을 무상 배포하고 있는 메이지생명보험도 다음달 초부터 「머니메이지생명보험 대응판」을 제공할 예정이다. 메이지생명은 머니가 단순한 가계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금융기관과의 통신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채용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일본 최대 증권업체인 노무라증권도 지난달 하순부터 머니 체험판을 무료 배포하고 있다.
고객들은 머니와 NTT데이터통신이 제공하는 홈뱅킹용 PC서비스 「ANSER-SPC」를 사용해 계좌이체와 잔고확인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주가정보를 간단히 다운로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운로드한 주식정보가 머니가 관리하고 있는 자산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주식가격 변동에 따른 자산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머니의 기본적인 기능은 수입과 지출, 부동산 등을 정확히 파악해 중장기적인 재정계획 수립을 도와주는 자산관리. 홈뱅킹 서비스 등은 이를 지원하는 부가 서비스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가 금융기관과의 제휴에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여러 부가서비스의 확보가 보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일본 금융기관들의 잇따른 머니 채택이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를 머니로 통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쿄미쓰비시은행, 노무라증권 등이 『이 분야는 아직 초기 도입단계로 단지 머니를 가장 먼저 채용한 것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 금융기관들은 앞으로 얼마든지 다른 자산관리 소프트웨어를 복수로 채택할 수 있다. 따라서 경쟁 소프트웨어의 등장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게다가 「세금은 원천징수 공공요금은 자동인출」이 당연시돼 있는 일본 문화특성상 머니와 같은 자산관리 소프트웨어가 설 땅이 과연 있느냐 하는 점도 일본 진출을 결정한 MS에는 경쟁업체 등장 이상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일단 일본 주요 금융업체들이 머니 채용을 결정함에 따라 일본시장에서의 그 지위만큼은 분명하게 확보했다. 미국 자산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퀴큰에게 수위자리를 내준 MS는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한발 먼저 일본시장에 진출, 워드, 엑셀에 이은 또하나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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