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져 있다시피 태양계에는 모두 9개의 행성이 있다. 태양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이다. 물론 소행성은 제외한 것이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소행성대」라고 부르는 무수한 소행성 집단이 있는데 그 가운데 제일 큰 것이래봤자 달의 4분의 1에도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태양계의 행성들을 언급할 때는 논외로 친다.
그런데 과연 이 9개의 행성뿐일까. 아직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행성이 어디엔가 숨어있지 않을까.
이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1776년에 독일의 티티우스라는 학자가 「티티우스 수열」이라는 것을 고안해냈다. 그는 이 수열로 각 행성들이 태양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려고 한 것이다. 수열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처음엔 0, 그 다음에는 3,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앞의 수를 2배하여 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수에 4를 더한다.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4, 7, 10, 16, 28, 52, 100, 196, 388, 772...
당시에는 행성이 아직 6개, 즉 토성까지밖에 발견되지 않았던 시대였다. 그런데 행성들의 실제거리를 비교해보면 태양과 지구의 거리가 1억4천9백만㎞(1AU)로 이를 10으로 했을 때 수성(3.9), 금성(7.2), 지구(10), 화성(15.2), 목성(52.0), 토성(95.4)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티티우스의 수열과 거의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수열은 당시까지 이미 발견된 행성을 대상으로 고안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게다가 화성과 목성 사이, 즉 수열의 28에 해당되는 행성은 (당시까지만 해도) 없었다.
그런데 1781년에 유명한 천문학자 허셸이 천왕성을 발견했다. 거리는 191.8로 티티우스의 수열에서 196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또 19세기 초에는 수열에서 28에 해당되는 소행성 케레스도 발견됐다. 이 소행성의 실제 거리는 27.7로 역시 수열의 값과 거의 일치했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티티우스의 수열에 뒤늦게 대단한 관심을 보이면서 이 수열에 의거해 새로운 행성 발견에 몰두했다. 사실 허셸도 천왕성 발견으로 명성과 부를 얻었으므로 새로운 행성 발견은 그 즈음 모든 천문학자들의 꿈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마침내 제8 행성인 해왕성이 발견됐지만 그 거리는 301로 수열의 값 388과는 많이 달랐다. 그래서 결국 티티우스의 수열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20세기 들어 발견된 명왕성 역시 티티우스의 수열과 비슷하게라도 맞아들어가는 거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저명한 과학해설가이자 SF작가였던 아이작 아시모프는 해왕성과 명왕성을 하나로 생각해 두 공전 궤도의 평균을 내면 거리가 395로 수열의 388과는 어느 정도 일치한다고 본다. 따라서 제10의 행성이 있다면 수열의 772에 해당하는 거리 근처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명왕성처럼 작은 별이라면 눈에 띄기도 어렵고 또 태양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 움직임을 포착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계산에 따르면 제10의 행성은 지구 시간으로 약 6백80년이 흘러야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돌 것이라고 한다.
그 후 티티우스의 수열은 1772년에 보데라는 독일의 천문학자에 의해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오늘날엔 「보데의 수열」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박상준, 과학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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