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내수.수출 벽 허문다

가전3사를 중심으로 한 백색가전업계에도 국내시장을 세계시장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초 대우전자가 수출전문업체로 변신한다는 계획아래 국내 영업부문을 계열사인 한국신용유통으로 이관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그동안 영업의 중심을 이뤄온 국내 영업조직을 슬림화하거나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영업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최근들어 내수용 제품 중심으로 전개해온 백색가전제품 개발을 수출용 제품으로 전환, 내수용 제품에 대한 개발비 부담도 크게 줄이고 있다.

이는 올들어 국내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반면 환율상승으로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색가전의 경우 그동안 내수시장에만 의존해도 충분한 사업성이 있었으나 IMF한파로 백색가전 시장이 전년대비 40% 이상 크게 줄어드는 등 극심한 침체현상을 보이면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가전3사의 인식 전환은 IMF한파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그동안 신제품 개발경쟁으로 소비자가격만 높여온 가격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체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능을 단순화해 가격을 낮춘 IMF형 제품을 속속 출시한 데 이어 99년형 신제품의 경우도 대부분 기본기능에 충실하고 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동안 수출용 제품에 비해 훨씬 비싸게 책정돼 있던 내수용 제품의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냉기사업부의 서형근 상무는 『이제는 국내시장만 보고 장사할 때는 지났다』며 『앞으로는 지엽적인 변화에 치중한 잦은 신제품 개발로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경쟁을 지양하고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자레인지업체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제값을 받고 팔면서도 생산라인 가동을 위해 밀어내기식의 출혈수출까지 단행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이제는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이득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내시장에서 가격인하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앞으로 내수용 백색가전제품의 소비자가격이 계속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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