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디지털경제"의 위력

남기재(南基載) 콤텍시스템 상임고문

최근 미 상무부에서 포레스터 리서치, 어드밴스드 매뉴팩처링 리서치, 액티브미디어 등 연구기관들의 조사보고서를 곁들여 발간한 「떠오르는 디지털 경제(The Emerging Economy)」에 의하면 빠른 속도로 밀려오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종래의 비즈니스 형태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낳고 있는 징조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3백65일 24시간 동일한 정보를 실시간에 유통시킬 수 있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이용한 메커니즘이 변화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확산속도도 무섭게 빨라 과거 5천만명의 사용자에게 보급되는 데 소요된 기간이 라디오 38년, PC 16년, TV 13년인 반면 인터넷은 불과 4년이 걸렸고 더욱이 96년 말 4천만명의 이용자가 불과 1년 사이에 1억명으로 급증해 2000년까지는 5억명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97년 한해 동안 미국에서 거래된 금액만도 1백70억 달러로 집계되고 2002년까지는 20배가 증가해 3천4백90억 달러로 전세계 GDP의 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폭발적 거래의 증가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구매비용과 판촉비용의 절감, 재고물량 감소, 효율적 회전주기 단축,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 소비자의 선택폭과 편리성 증대, 정확한 정보제공 등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 여행업계는 96년 한해 동안 2억7천6백만 달러, 97년 8억1천6백만 달러의 전자상거래 매출을 올렸고, 2002년까지는 전체 매출의 35%가 전자상거래 매출로 차지할 것으로 보고 준비중이다.

이에 따라 사업형태의 변화를 강요받거나 진로수정이 불가피한 사업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직접거래를 개시함에 따라 유통선상에 있는 중간상, 브로커 등과 특정지역에 거점을 두고 지역 점유권을 누려온 각종 대리점 등은 불가피하게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상황 아래서 지역의 보험 대리점이나 자동차 등의 지역 판매상의 경우 어느 곳이나 값싸고 편리한 방법으로 거래를 할 수 있을 때 지역 독점적사업은 의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기업의 59%는 중간 유통과정의 인원을 줄이겠다고 조사됐고 97년에는 전자상거래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됐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편승한 미국내 각 기업들은 이를 위해 시스템 개선비용으로 2002년까지 약 2백36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까지 이 분야에 투자된 금액의 회수율(ROI)은 연간 38%로 어느 분야의 투자보다도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음이 판명됐다.

디지털 시대를 위한 우리의 비전수립은 먼저 개인의 사생활 보호 방안과 기술적으로 각종 네트워크간의 표준화 결정, 통화폭주를 감당할 초고속 정보 인프라 구축, 품질향상, 안정성 유지가 고려돼야 한다. 또 제도적으로 기존 회계처리 지침 그리고 PC증후군의 생활 침투에 따른 적절한 사회, 문화적 순화가 폭넓게 받아들여져 기술과 행정법규 그리고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이를 소화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밀려오는 새 물결을 소화해내는 일은 당연히 우리의 과제이며 내일을 위한 새로운 비전수립 또한 우리의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