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름 8㎝의 원형 유리막대에서 사람 머리카락 한 올 두께인 0.0125㎜의 광섬유를 단 한번에 3백60㎞ 길이로 뽑아낼 수 있는 제조공법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삼성전자와 백운출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정보통신공학과)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기술은 내부기상증착(MCVD) 공법을 채택, 기존의 세계 최장 기록인 1백40㎞보다 무려 2백20㎞가 더 긴 3백60㎞의 광섬유 제조공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생산성 향상은 물론 해외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섬유는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흔히 「빛의 고속도로」라고 부른다. 일반 전화선은 내부 재질이 주로 구리로 돼 있고 겉에 PVC 계열의 수지로 피복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광섬유는 내부 재질이 유리로 돼 있고 겉에 아크릴 계통의 수지로 피복돼 있다.
광섬유의 유리부분은 일반적으로 지름이 약 1백25마이크로미터(0.125㎜)이고 피복을 입혀도 그 지름은 고작 2백50마이크로미터(0.25㎜)에 불과하다. 이렇게 가는 광섬유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리막대와 같이 생긴 모재(Preform)를 만든 후 이를 가열하면 극도로 미세한 섬유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광섬유다.
이 과정은 우리가 즐겨 먹는 엿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즉 엿에다 열을 가한 후 잡아당기면 엿이 가늘게 늘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 엿에 해당하는 것이 모재이고, 가늘게 늘어난 엿이 광섬유의 유리부분에 해당한다.
한편 전화선은 지난 1876년 나선로 형태의 구리선을 사용했던 것에서 지금까지 절연케이블, 반송케이블, 동축케이블, 광케이블 등 5단계로 발전해왔다. 나선로는 지름 2.9㎜ 정도의 보통 구리선으로, 녹이 슬거나 파손되기 쉬워 통화품질이 나쁘며 또 왕복 2회선을 서로 떼어 놓아야 하는 등 단점이 많았다.
이에 비해 절연케이블은 종이나 폴리에틸렌 같은 절연체로 지름 1㎜ 이하의 구리선을 감싸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줄이고, 여러 가닥을 한 다발로 묶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송케이블은 송신선과 수신선을 분리한 2쌍의 구리선으로 이루어져 전송도중 약해진 전기신호를 일정 구간마다 증폭하기 때문에 중계거리를 획기적으로 확대시켰다. 또 동축케이블은 구리튜브 속에 절연체와 구리선 다발을 배열한 것으로 하나의 케이블로 대량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레이저를 광원으로 하고 광섬유를 광유도관으로 사용하는 광통신기술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60년을 전후해 이루어졌다. 먼저 미국의 테오도르 마이먼이 지난 60년 루비레이저를 발견하면서 광통신은 빛을 얼마든지 발생시킬 수 있는 광원을 갖게 됐다.
레이저는 켜졌다가 꺼지는 속도, 곧 점멸속도가 매우 빠르다. 최근에는 1초에 4억번 점멸하는 레이저에 이어 16억번 점멸하는 레이저까지 등장했다. 1초에 4억번 점멸하는 레이저는 4백Mbps, 16억번 점멸하는 레이저는 1.6Gbps의 속도를 갖는 광통신의 광원으로 사용된다. 1.6Gbps는 1초에 신문 1만2천8백쪽을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는 용량이다.
한편 미국의 코닝사는 지난 70년 순도가 매우 높은 석영계 유리를 소재로 한 광섬유를 개발함으로써 「빛의 고속도로」 시대가 본격적인 개막을 보게 됐다. 광케이블은 동축케이블에 비해 대역폭은 1백억배 넓고 전송오차는 1백억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전송손실이 매우 낮으며 간섭효과가 거의 없는 데다 수명 또한 반영구적이기 때문에 「21세기 꿈의 통신선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기선 기자>
많이 본 뉴스
-
1
삼성, 첨단 패키징 공급망 재편 예고…'소부장 원점 재검토'
-
2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5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6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7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8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9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10
헌재, "尹 두번째 탄핵 재판은 1월3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