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작 가정용 매킨토시 "i맥" 인기 돌풍

지난 8∼10일 미국 뉴욕의 야곱 야비츠 센터에서 열렸던 「98 맥월드 엑스포」는 애플컴퓨터의 부활을 알리기에 충분한 행사였다.

기조연설에 나선 스티브 잡스 임시 최고경영자(CEO)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었고 참석한 협력업체나 고객 또한 애플의 건재함을 확인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당초 위성을 통해 스크린으로 중계될 예정이었다가 직접 모습을 나타낸 잡스의 기조연설에서는 애플이 최근 어떤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어떻게 다시 성공을 일궈낼 것인지에 대한 비교적 자세한 그림이 담겨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맞서 매킨토시 시장의 확대를 꿈꾸다 처참히 패배한 애플이 새로운 생존방안으로 모색한 것은 역시 가정용 시장으로의 복귀였다. 이를 위한 히든카드로 내놓은 것이 바로 가정용 저가 매킨토시 「i맥」.

이번 맥월드 최고의 스타로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i맥은 애플 재기전략의 핵심이자 4%까지 떨어진 매킨토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견인차이기도 하다.

컴퓨터 속이 훤히 보이는 반투명 케이스와 모니터 일체형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된 i맥에 대한 애플의 애정은 각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이 지난 5월 일반에 공개된 이후 관련업체나 고객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아 왔기 때문이다.

가격도 1천2백99달러로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는 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애플의 판단이다. 이 제품은 56k 모뎀을 내장,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으로 애플의 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출시 첫해에 1백만대가 판매되고 미국에서만 올 연말까지 40여만대가 팔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맥월드를 통해 잡스가 밝힌 애플의 재정상태도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그는 98회계연도(97년 10월∼98년 9월) 들어 1,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 마감된 3, 4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기조가 적어도 오는 6개월 동안 지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방만하게 운영되던 조직이나 제품을 과감히 축소하고 핵심 제품에 전력을 집중한 결과다.

일례로 지난해 말에 첫선을 보인 매킨토시 G3데스크톱은 현재까지 75만대가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8억달러이던 애플의 시장가치는 현재 40억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등을 돌렸던 맥용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잡스는 i맥을 발표하고 난 후 지금까지 1백77개의 맥용 소프트웨어 신제품 및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들 중에는 「아이도스에서 온 톰레이더」 게임이나 교육용 소프트웨어 「대영 백과사전」과 같이 이전에는 맥용으로 볼 수 없었던 소프트웨어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디즈니와 협력, 이 업체의 어린이용 유료 온라인서비스인 「데일리 블래스트」를 매킨토시로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소개돼 어린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일리 블래스트는 윈도 버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양사의 제휴는 소외감을 느껴 왔던 매킨토시 이용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애플은 그동안 매킨토시 시장점유율 하락과 함께 전용 소프트웨어의 이탈현상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다. 하드웨어 판매가 부진하니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지난 96년 3천5백30개 정도였던 맥용 소프트웨어는 지난해 3천4백개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번 i맥의 발표를 계기로 협력업체들의 지원을 다짐받은 사실이 애플로서는 여간 다행이 아닌 것이다.

한편 한때 최대 숙적이었던 MS와의 관계도 최근 더 할 나위 없이 우호적이다.

이번 맥월드 기간 애플은 MS와 윈도 버전에 성능이 일부 추가된 매킨토시용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발표했다. 물론 그것이 획기적이고 중요한 기능은 아니라 할지라도 맥 이용자들이 윈도PC 이용자에 대해 느꼈던 설움을 씻어주기에는 충분했다.

이미 지난해 애플이 MS로부터 1억5천만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는 사실에서부터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던 양사의 제휴관계는 그 후 「MS오피스」의 매킨토시 버전 등 일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시키면서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이번에도 MS는 i맥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약속, 고객들에게 안도와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사실 MS로서도 매킨토시에 대한 지원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만 보더라도 IE가 신형 i맥뿐 아니라 맥OS 8.1 버전에서도 기본 브라우저도 지정될 예정임에 따라 라이벌인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에 대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양사의 협력관계는 자바기술을 통합하는 데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에는 애플의 자바용 맥OS(런타임)와 MS의 자바기술을 결합시켜 맥OS용 단일 자바 버추얼 머신(JVM)을 개발키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양사는 앞으로도 굵직굵직한 공동작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애플은 전세계적으로 1천만명의 가정용 고객을 포함해 2천2백만∼2천5백만명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고객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디자인이나 출판분야에서의 지위는 아직 독보적이다. 그만큼 저력이 있는 기업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애플은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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