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업계 "지도" 바뀐다 (17);필름콘덴서시장

필름콘덴서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필름콘덴서의 변화의 바람은 최근 몇 년간 우후죽순처럼 해외로 진출한 업체들이 임금 및 환율상승에 따른 세트업체들의 해외 생산축소로 현지공장의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비롯되고 있다.

최근 몇 년새 필름콘덴서 업체들은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해외공장을 설립, 생산에 돌입했으나 많은 업체들의 경우 공장을 가동한 지 2∼3년이 지난 현재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다가온 외환위기는 대다수 해외진출 업체들에 혹독한 시련을 던져줬다.

급격한 원화가치 절하는 대부분 외자를 동원, 해외진출자금을 확보한 업체들에 부채상환 및 이자부담을 두배로 증가시켰다. 또한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및 설비를 국내에서 조달해 해외로 가져간 데 따른 생산비 상승과 국내로 재반입하던 해외 생산품의 가격경쟁력 상실은 저렴한 인건비의 장점을 상쇄시켜 버리고도 남았다.

이처럼 재반입해오던 물량이 크게 줄어들자 이들 콘덴서업체는 해외 생산을 크게 감축해 해외공장 가동률이 50∼70%선으로 줄어든 콘덴서업체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대흥전자, 서룡전자, 삼화전기, 고려전기 등은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대출자금의 이자부담마저 급증, 해외공장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국내 생산을 고수한 필름콘덴서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의 회복에 따른 수출호조로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으며 생산자동화로 인한 비용절감과 고품질화로 국내 생산의 이점을 살려나가고 있다.

마일러콘덴서와 MF콘덴서를 생산하고 있는 선일전자는 대만과 홍콩 등지의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어 인천 가좌공장의 마일러콘덴서 생산능력을 월 3천5백만개에서 4천1백만개로 확대했으며 마일러콘덴서 전문업체인 동일전자도 현재 월 1천1백만개를 생산, 이 중 60%가량을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주문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생산설비를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는 선일전자는 마일러업체 가운데서는 가장 첨단의 자동화라인을 자랑하면서 콘덴서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품질을 고급화한 결과 가격이 가장 싸다는 대만에서도 물량을 주문할 만큼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춰 국내 생산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마일러업체인 세화전자도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월 1천만개 이상의 마일러콘덴서를 생산, 올해에는 전년 대비 50% 늘어난 42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며 한때 중국진출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MF콘덴서 업체인 진영전자도 자연감원 발생시 인력충원 대신 전산화 및 생산라인 자동화를 통해 충원효과를 창출한 결과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무유도 PP콘덴서와 MF콘덴서를 합해 월 6백만개 규모로 생산하고 있는 김천산업도 자동화장비를 갖추고 품질위주의 경영에 치중, 최근 수 년간 매년 50% 이상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거두고 있으며 올해에도 30% 이상의 신장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콘덴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가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에서 자동화설비 구축 및 군살빼기로 생산효율을 높인다면 굳이 낯선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인식이 필름콘덴서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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