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wearable) 컴퓨터」 기술개발이 급진전되고 있다.
신시사이즈가 내장된 자켓, 음악 센서를 직물에 짜넣은 스커트 등 의복에서부터 컴퓨터 모니터처럼 3차원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안경이나 컴퓨터 및 통신기능을 갖춘 손목시계, 그리고 신체 에너지를 충전해 이를 의복에 내장된 컴퓨터에 전원으로 공급하는 구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입는 컴퓨터가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입는 컴퓨터는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팜톱컴퓨터의 기본기능을 수행하지만 후자의 경우 전원을 켜야 작동하는데 비해 전자는 착용하고 있는 동안 계속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차이점이다. 심지어 이용자가 요구하지 않았을 때조차도 수시로 정보를 이용자에게 알려 주기 때문에 많은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기도 하다.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업체인 미국 보잉사가 국방부 산하 첨단 연구개발청(ARPA)과 공동개발한 병사용 전투조끼에서 시작된 입는 컴퓨터는 그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산하 미디어랩이 지난해 사이버 패션쇼를 개최하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업적 용도로 응용방법이 모색돼 왔다.
미네소타주에 소재하는 바이아(ViA)라는 업체는 미국 국방부의 의뢰로 통신기능을 갖춘 손목시계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마이크, 스피커, 컬러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으며 계산기, 전자우편도 지원된다. 또 이어폰을 추가하면 무선전화기 기능도 수행하기 때문에 별도의 휴대전화가 필요없다고 이 회사는 설명한다.
보스턴에 소재한 마이크로옵티컬사는 액정디스플레이(LCD)가 내장된 안경의 시제품을 개발했다. 약간 투박한 모양의 이 안경은 두꺼운 안경테에 미세부품이 내장돼 렌즈에 대각선으로 빛을 투사하는데 이때 LCD의 해상도는 320X240dpi로 일반 TV화면의 해상도와 맞먹는다. 물론 디스플레이를 끄면 이 기기는 평범한 안경으로 되돌아 간다.
마이크로옵티컬의 마크 스피처 사장은 자사 제품이 물리학자나 수술을 하면서 동시에 환자의 병력에 데한 데이터를 검색할 필요가 있는 응급 의료진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세이코 인스트루먼츠가 지난 봄에 선보인 손목시계형 PDA인 「러퓨터」도 입는 컴퓨터의 일종이다. 운용체계(OS)로 DOS 변형버전과 16비트 CPU, 1백28MB 메모리, 해상도 102X64dpi의 흑백 LCD를 갖춘 이 시계는 스케줄러, 주소록, 업무리스트, 메모 등 개인정보관리(PIM)는 물론 여러 형태의 데이터파일 및 이미지파일을 검색,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내장돼 있다. 물론 캘린더나 계산기 등 전자수첩기능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미디어랩은 지난해 10월 학계 처음으로 「입는 컴퓨터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ISWC)」를 개최한 데 이어 올 4월에도 2회 대회를 성공리에 치루면서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패션을 소개하는 한편 이의 상용화 가능성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입는 컴퓨터를 연구하는 기술자들은 이 제품이 대형 컴퓨터, 데스크톱PC, 팜톱으로 이어지는 컴퓨터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입는 컴퓨터에 대한 기술개발의 급진전과 함께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데이터 입력장치, 즉 키보드 처리문제인데 이에 대해 연구진들은 음성인식기능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소프트(MS)는 컴퓨터에 인간의 대화를 인식, 이해할 수 있는 기능을 부가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앞으로 10년 내에 컴퓨터가 사람의 말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까지 이해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입력방법으로 카네기 멜론대학의 「웨어러블 컴퓨터 시스템스」연구소는 펜형태의 입력장치를 개발했다.
「디지털 잉크」라고 하는 프로토타입의 이 펜입력장치는 필기체를 인식, 저장하고 이해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종이에다 간단한 메모와 「보내라」는 단어, 그리고 전화번호를 적어 놓으면 펜이 몸에 착용하고 있는 컴퓨터에다 그것을 팩스로 보내라고 명령(입력)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입는 컴퓨터의 상용화에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전원공급 문제다.
지금까지 모빌 컴퓨팅에 내장된 배터리는 아무리 효율적인 전원관리로도 길어야 4시간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MIT의 미디어랩은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는데 바로 사람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컴퓨터 전원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입는 컴퓨터를 연구하는 기술자들은 이 제품이 대형 컴퓨터, 데스크톱PC, 팜톱으로 이어지는 컴퓨터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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