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PC사업 정리이관 마찰

현대전자가 PC사업을 새로 투자해 설립한 멀티캡으로 이관하면서 기존 대리점의 채권 회수와 관련해 대리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전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올초 PC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관련 시설과 설비를 투자회사인 멀티캡으로 옮기면서 기존 영업 대리점의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판매주체인 동시에 피해 당사자인 영업 대리점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고 채권을 회수해 대리점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대리점이 이번 현대전자의 대리점 채권회수에 반발, 소송을 고려하고 있어 양측의 채권확보 문제가 자칫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있다.

현대전자는 PC사업 포기방침을 세우고 그동안 자사제품을 판매해온 대리점에 98년 1월 1일 이후부터 4월 30일까지 출고한 PC에 한해 재고를 반품받아 실사작업을 통해 30∼40%의 할인율을 적용, 채무를 변제하고 잔여 부채에 대해서는 3개월 거치 6개월 상환을 조건으로 채무를 정리하기로 하고 일부 대리점에서 확인서를 받는 등 사업 정리절차를 밟고 있다.

또 기존 2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으로 최하 1억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자금을 지원해준 현대전자 멀티캡 CIP 대리점에 대해서는 매장 임대차 기간이 끝나는 시점까지 모든 채무를 상환토록 하는 방침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기존 대리점들은 최근 대리점 연합회를 결성, 현대전자의 일방적인 사업포기로 대리점의 영업활동이 중단된 만큼 당초 원인을 제공한 현대전자가 실사작업을 거쳐 적절한 피해보상을 해야 하며 또 현재 현대전자 대리점이 안고 있는 재고는 제품판매를 위해 생긴 것이므로 출고시기에 관계없이 일괄 반품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현대전자의 PC판매는 물론 컴퓨터교육을 담당해왔던 멀티캡 CIP 대리점의 경우는 당초 현대가 대리점과 계약을 하면서 2년 거치 3년 상환조건을 내세워 계약을 체결해놓고 자신의 사정에 따라 통상적으로 1∼2년에 불과한 매장 임대기간까지 모든 차입금을 갚으라고 하는 것은 계약자체에 대한 위반사항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현대전자 PC판매를 위한 노력을 전혀 고려치 않은 처사라며 채권 회수조치를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현대전자와 대리점의 채권회수를 둘러싼 갈등은 현대의 PC사업 포기에 따른 신속한 채권회수와 대리점의 영업권 포기에 따른 피해보상이 맞물려 있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