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삼성전자 정보가전부총괄 최진호 전무

『전통적인 가전산업은 우수한 기능과 튼튼한 성능 등 주로 메커니즘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했지만 다가올 정보가전시대에는 디지털기술과 아이디어가 그 중심이 될 것입니다. 즉 가전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셈이지요.』

지난 73년 이후 줄곧 가전산업에 종사해온 삼성전자 정보가전 부총괄 최진호 전무(53)는 21세기 국내 가전산업의 경쟁력은 정보가전에 달려있으며 삼성전자가 가전사업본부를 정보가전총괄이라는 조직으로 개편한 것도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최 전무는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가전산업 전략은 정보가전의 집중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정보가전은 세 가지 핵심기술에 의존한다고 봅니다. 전통적인 가전의 영역인 영상(AV)기술과 여기에 정보를 담는 멀티미디어 플랫폼, 그리고 정보와 영상을 기록해두고 언제든지 재생해볼 수 있는 저장기술이 그것이지요.』 최 전무는 삼성전자의 정보가전은 이 세 가지 부문을 결합했을 뿐 아니라 디지털 기초기술인 반도체의 효과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세계 일류로 거듭나는 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보가전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정보가전시대는 기존업체들의 기득권이 위협을 받는 동시에 누가 새로운 강자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혼돈의 시기인 만큼 삼성전자에는 세계 최강의 정보가전업체로 부상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최 전무가 최근들어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정보가전의 핵심제품인 고선명(HD)TV.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는 HDTV에서는 이미 일본업체들은 물론 톰슨, 필립스 등을 앞지르고 있고 디지털VCR, 디지털캠코더, 디지털카메라, DVD, CD롬 등에서도 상품이나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 전무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정보가전시대에 뒤떨어진다면 해당업체는 물론 국가경쟁력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가전산업 종사자들이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가전산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기술보다는 가격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존제품들은 선발업체들의 해외생산 이전과 후발업체들의 추격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지요. 따라서 기존 가전제품은 과감히 해외로 이전해 현지에서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공백을 정보가전으로 메워 나가야만 합니다.』

최 전무는 이같은 중요한 시기에 IMF사태가 발생해 국내 가전업체들이 시급한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단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한 축이 돼온 국내 가전산업이 구조조정에 실패해 무너진다면 국가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다행히 IMF사태 이후 백색가전의 경쟁력 제고로 해외시장 개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가전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다행입니다. 백색가전은 메커니즘기술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상당기간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AV제품이 해외로 이전되고 정보가전이 주력품목으로 성장할 때까지 국내산업의 공동화현상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최 전무는 『그러나 백색가전도 머지않아 AV제품과 같이 해외이전이 불가피해질 때가 올 것인 만큼 그때까지 정보가전을 주력품목으로 육성하지 못하면 국내 가전산업은 황폐화될 것』이라며 『정보가전의 육성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고 재차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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