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재료업계도 불황 위기

IMF한파가 반도체 소자업체와 장비업체에 이어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반도체 재료 및 소모품 업계까지 불어닥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리콘 웨이퍼를 비롯해 타깃, 레티클, 방진복 등을 생산하는 반도체 재료 및 소모품업체들이 국내 소자업체들의 적극적인 반도체 감산정책과 절약 운동으로 제품 공급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심각한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D램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매월 1주일에서 열흘 정도씩 생산라인 가동을 중지키로 함에 따라 이들 재료 및 소모품 생산 업체들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많게는 3분의 1수준으로까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3사가 최근 원가 절감을 이유로 재료 공급가격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재료업체들은 공급량 감소와 마진 축소라는 사상 최악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같은 재료업계의 어려움은 기본적으로 반도체 재료산업이 반도체 소자산업의 가동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반도체 생산량이 축소되는 만큼 공급량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엔화 약세로 여력이 생긴 일본 재료 업체들이 자발적인 공급 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재료업체들의 공급가격 인하도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체 반도체 재료 분야 가운데 감산과 가격 인하의 피해가 가장 큰 쪽은 반도체 웨이퍼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휼스와 LG실트론 등 국내 웨이퍼 업체들은 소자업체들의 감산이 시작된 6월부터 전체 공급량이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일본 웨이퍼업체들이 최근 엔저를 틈타 자발적으로 공급가격을 인하, 2백mm 웨이퍼 공급 가격이 장당 75달러에서 70달러로 인하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타깃 및 레티클 생산 업체들도 최근의 공급량 감소와 가격 인하 압력과 함께 소자 업체의 재료 구매 방식 변경에 따른 재고 부담까지 앉게돼 채산성 악화로 인한 경영 위기 상황까지 맞고 있다.

재료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반도체 가격 경기와는 별도로 움직이던 재료 시장이 최근 소자 업체의 반도체 감산과 소모품 사용량 절감 노력으로 장비 시장 보다 오히려 더 깊은 불황의 늪에 빠져 들고 있으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그동안 쌓아온 반도체 재료 국산화 노력도 모두 허사가 되지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승철,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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