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보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 보건의료정보 학술총회(MedInfo 98)」가 한달여(8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의료정보학회와 국제의료정보학회가 주최하고 전자신문사를 비롯해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서울시, 세계보건기구(WHO)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전세계 50여개국에서 3천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5백여편의 의료정보 관련논문과 첨단 의료정보 관련제품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인데 보건의료정보 기술의 세계화는 물론 관련산업 발전,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낙후돼 있는 국내 의료정보시스템 산업현황을 진단하고 문제점 및 발전방안을 3회에 걸쳐 모색해 본다.
<편집자>
의료기관이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준높은 의료서비스를 얼마나 저렴하고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또한 이같은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이다. 따라서 각 의료기관들이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의료정보시스템 업계도 이러한 의료기관들의 변화추세에 맞춰 전체 정보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신기술을 의료분야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기술로 환자상태에 관한 정보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구체화한 데이터를 환자중심으로 통합화(Integration)하는 것이다. 즉 첨단 데이터베이스 기술과 하이퍼미디어와 같은 최신 검색기술을 이용해 각종 정보를 체계적으로 저장, 분류하기도 하고 병원내 각 사용자가 고속 네트워크를 활용, 빠르고 손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LAN 환경의 의료정보시스템을 확대 발전시켜 초고속 정보통신망 환경의 원격진료, 텔레메디신(Telemedicine), 텔레레이디올로지(Teleradiology), 텔레콘퍼런스(Teleconference), 온라인 수탁검사시스템 및 각종 의료정보시스템 개발도 의료정보시스템 업체들의 주요 관심사항이다.
의료정보시스템은 각종 의료 영상데이터를 수집, 저장, 전송하는 PACS와 임상기기와 인터페이스를 통한 LIS(Laboratory Information System), 환자의 증상이나 각종 병력 데이터를 의사, 간호사, 원무관리자가 공유하는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원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HIS(Hospital Information System), 의사의 처방을 자동으로 약국과 원무과로 전달하는 OCS(Order Communication System), 약국을 자동화하는 ATD(Automatic Tablet Distributor)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들 시스템은 정보와 돈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의료서비스의 향상과 원가절감 및 환자 대기시간 단축을 가능케 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병원 경쟁력 향상으로도 직결된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같은 의료정보시스템을 진료에 활용하는 등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의료정보시스템의 핵인 「원격의료시스템」의 경우 미국에서는 국방성이 중심이 돼 시스템 개발 및 NII(National Information Infrastructure) 구축, 그리고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원격의료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20여개 주에서 원격의료 관련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는데 그 중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50여개의 시골 병원과 대도시 병원을 T1 통신망으로 연결한 원격의료서비스를 지난 9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EU 지원 하에 「TELEMED」 프로젝트를 수행중에 있다. 또한 유럽 각국이 의료 데이터 전송 및 원격진료 환자의 질병 진단을 위한 원격토의시스템 개발을 추진중이며 독일과 노르웨이 등에서는 이미 상용화됐다. 일본에서도 정보 슈퍼하이웨이 구축의 일환으로 정보화 추진 연대본부를 정부 내에 설치해 병원과 가정을 비디오로 연결하는 재택진료시스템과 진료소와 전문병원을 연결해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등의 의료영상을 전문가가 원거리에서 진단하는 원격방사선 진단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들 국가는 LIS, EMR, HIS, OCS, ATD 등의 의료정보시스템은 이미 의료기관의 50∼70% 이상에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이 정착기에 접어든 80년대 후반부터 본격 도입하기 시작해 이제 확산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삼성S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등 대기업은 각 그룹이 계열병원을 설립하면서 병원정보시스템에 신기술을 적용, 대형병원의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으며 비트컴퓨터, KCC의료정보, 태원정보시스템, 메디페이스, 평창정보통신, 메디다스 등 중소업체들도 다양한 솔루션을 가지고 중소형 병원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의 전산화 마인드가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고 진료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구축비용은 만만치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현재 병원 정보화의 완성단계인 HIS를 구축한 대학병원은 약 15%에 불과하고 종합 및 준종합병원은 5%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전자차트시스템이나 보험청구시스템을 비롯한 원무관리시스템 등 비교적 단순한 의료정보시스템은 1백% 가까이 구축돼 있다. 이에 비해 의원급은 약 75%가 단순 보험청구시스템 정도만 구축해 사용하고 있고 HIS 구축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업체들의 기술수준도 국내 병원업무의 특수성으로 외국 소프트웨어가 그대로 도입되는 사례는 거의 없지만 서버나 메인 컴퓨터로 활용하고 있는 중대형 컴퓨터는 거의 전량 일본이나 미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정보시스템 아키텍처, 운용체계 등 핵심 소프트웨어도 외국 기술 의존도가 높아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효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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