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경량 휴대폰으로 주위의 관심을 모았던 어필PCS(모델명 APC-1000)가 높은 제품 가격으로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필텔레콤(대표 이가형)이 개발한 이 제품은 배터리를 포함해 무게가 79g 밖에 되지 않는 최경량 PCS로 지난 4월 발표되면서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던 제품.
하지만 작고 예쁜 디자인과 달리 제품가격이 70만4천원이란 고가로 책정돼 있어 판매는 지극히 부진한 상태다. 사업자 단말기 보조금을 계산하더라도 일반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40만원을 넘어서 일부 대리점들은 아예 제품 취급조차 꺼리는 실정이다.
실제 이 제품의 경우 주 구매층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젊은 여성층으로 설정했으나 가장 잘 팔릴 것으로 예상됐던 신촌 이화여대 근처에서조차 판매가 극히 미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들도 제품가격이 너무 비싸 「알고 찾아온」 고객이 주문할 경우에 한해 물품을 구해 서비스를 개통시켜 줄만큼 취급을 기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5월 20일 출시된 이 제품의 6월말까지 판매량은 약 3천대. 월 3만대는 판매되리라던 당초 기대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못미친 수치다.
지난 5월 어필텔레콤과 코브랜드(Co-Brand)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던 LG텔레콤은 이에 따라 지난 6월말부터 제품가격을 64만9천원으로 인하, 대리점 재고 정리작업에 착수했다.
영업 사원들이 대리점 대표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어필PCS가 고객의 선호도는 높은 반면 지나치게 고가여서 판매가 부진하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략수정 작업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어필텔레콤이 시장상황을 등한시한 채 지나치게 제품가격을 높게 책정,고객들을 놓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리다매 보다는 고가정책을 고수하겠다」던 어필텔레콤의 초기 전략은 좋았으나 IMF 경제한파 상황 및 타제품과의 상관관계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동전화 1천만 가입자를 돌파하면서부터 하반기들어서는 PCS의 신규가입자수도 대폭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어필이 판매호기를 높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어필과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LG텔레콤은 『이 제품이 고가인 것만 제외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하에 하반기 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가격 탄력성만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제품이라 하반기부터는 이 회사의 주력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PCS 가입자의 대부분이 2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서비스를 개통, 사용 중인 것을 고려해보면 이 제품의 향후 반응 또한 성급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위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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