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단말기 "이중개통" 파장 심각

최근 들어 휴대폰과 PCS단말기 한대로 두개의 서비스에 가입하는 이른바 「단말기 2중 개통」이 법정소송으로 비화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이동통신 대리점 일부에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제2, 제3의 하위 유통점들에 많은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으나 이들 하위 유통업체가 이동통신 단말기를 다른 서비스에 2중으로 가입하면서 부당이득을 챙기는 경우가 많아지자 하위유통점에 제품을 공급한 대리점에는 이미 지급한 장려금을 되돌려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에게서 제품을 공급받은 대리점들은 하위유통점의 2중가입으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장려금을 되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은 대리점이 제2, 제3의 하위유통점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소송사건은 특히 한대의 단말기로 2중가입이 쉬운 PCS서비스 가입자에 많은데 한솔PCS대리점을 경영하는 K 사장은 자신들이 가개통해준 PCS단말기 1백여대를 구매해간 이동통신 도매업자 J씨 등 세 명이 이 PCS로 당초 약속과 달리 한솔PCS에 가입하지 않고 한국통신프리텔에 가입함으로써 본사에서 받을 장려금 3천7백만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로써 K씨는 이들 세 명을 사기혐의로 최근 서울지법 북부지청에 고소했다.

통신기기 판매업자인 L씨의 경우도 자신의 하위유통점과 같은 내용의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016으로 개통된 PCS단말기를 구입해 018로 이중 개통함으로써 자신에게 5백82만원의 피해를 입힌 L수탁점 K씨를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앞서 LG텔레콤 대리점을 경영하는 K 사장의 경우도 019로 가개통된 단말기를 시중보다 싼 값에 사가 018, ppm16으로 가입시켜 6백12만5천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S씨를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고소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같은 사례는 휴대폰 대리점 업계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011과 017 단말기를 모두 취급하는 M대리점은 하위유통점인 S반도체가 017로 가개통된 단말기를 또 다른 유통점에 유통시켜 011로 이중개통되도록 하자 이를 방관한 S반도체를 업무방해혐의로 고소했다. 당초 S반도체는 M대리점에서 017 단말기를 넘겨받으면서 반드시 「017로 가입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들 제품을 최종 유통업체인 B사, S사 등 4군데 대리점으로 넘겼으나 이들 대리점이 017단말기를 임의로 011로 이중개통했다.

현재 이동통신 단말기 이중개통과 관련해 고소에 연루되어 있는 이동통신 대리점과 도매점은 서울에서만 40~50여 군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이동통신 대리점과 하위유통점들은 『사업자가 그동안 이중개통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가입자 늘리기에 급급해 이를 방조해왔다』며 『서비스사업자가 계속 장려금을 환수할 경우 공동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