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연쇄부도 "공포"

IMF체제 돌입 이후 살얼음판을 걸어왔던 게임업계가 연쇄부도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중견 게임업체인 (주)에스티엔터테인먼트가 부도를 낸데이어 지난 30일엔 연간매출 1백억원대의 종합게임업체 (주)하이콤이 부도를 냄으로써 게임 개발, 제작, 유통업계 전반에 적지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화은행과 신한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두고 있는 하이콤(대표 한영조)은 최근 동화은행이 퇴출은행으로 결정된데 따른 여파로 어음만기 연장 및 추가여신 확보에 실패했으며 결국 지난달 29일 신한은행에 돌아온 7천만원 상당의 어음을 막지못해 1차부도를 냈고 30일에도 동일한 금액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해 2차부도가 난 상태이다. 신한은행측은 부도가 난 이후 하이콤측으로부터 아무런 언질을 받지못했으며 조만간 하이콤에 대해 거래중지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업체들은 하이콤이 그동안 소프트맥스, 패밀리프로덕션, 판타그램, 샘슨인터액티브, 카마엔터테인먼트 등 국내의 주요 게임 개발사 및 제작사로 부터 게임판권을 사들이거나 총판권을 확보해 전국적으로 1백여 곳에 달하는 「하이콤 게임 프라자」는 물론 세진컴퓨터랜드를 비롯한 도, 소매점에 공급하는 중간유통업체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하이콤의 부도로 인해 최소한 40억∼5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이콤에 게임판권을 넘긴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하이콤으로부터 판권 미수금에 대한 담보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의 자금난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미 유통망에 공급된 재고물량이 덤핑처리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게임시장 전체가 작년 상반기와 같은 연쇄부도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하이콤과 거래를 해온 게임개발사 및 제작사,유통업체들은 1일 모임을 갖고 채권단을 형성해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88년에 설립,일본 세가사의 가정용 게임기 및 소프트웨어 공급을 시작하면서 게임시장에 뛰어든 하이콤은 지난 93년말부터 「하이콤 프라자」라는 게임 프렌차이즈 체인점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게임유통에 나섰으며 작년부터는 국내외 PC게임 라이센싱은 물론 독자적인 게임개발에도 착수했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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