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년 만에 명품 플러스원 TV 사업전략을 수정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의도와 성공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6년 「기존 TV보다 화면이 1인치 더 큰」 명품 플러스원 TV를 개발하면서 이 제품을 세계 톱브랜드로 육성한다고 발표하고 곧바로 25인치 이상 대형제품으로 라인업된 명품 플러스원 TV 9개 모델을 출시하며 의욕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당시 삼성전자의 명품 플러스원 사업전략은 여러 측면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첫째는 12.8대9의 화면비율을 지닌 명품 플러스원 TV가 4대3 화면비율의 기존 TV와 16대9 화면비율의 와이드TV가 일반화된 시장에서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두번째로는 만약 명품 플러스원 TV가 삼성의 의도대로 「기존TV와 와이드TV의 장점을 동시에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만년 2류에 머물고 있는 국산 제품을 일산과 동등한 세계 일류브랜드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LG전자와 대우전자는 시기섞인 경계의 눈초리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삼성의 명품 플러스원 TV 전략을 주목해왔다.
그러나 명품 플러스원을 세계 톱브랜드로 육성하려는 삼성의 전략은 불과 2년 만에 실패의 쓴맛을 보았다. 흔히 말하는 높은 세계의 벽에 부딪혀 고급브랜드화에 한계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명품 플러스원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수정을 가했다. 기존 TV보다 1인치 더 크다는 장점을 내세워 아예 기존 TV를 대체해보겠다는 보급형 브랜드 전략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지난 3월부터 21인치 중소형으로 명품 플러스원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25인치 이상 대형에도 보급형 모델을 추가해 중남미, 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LG전자와 대우전자 등은 삼성전자가 고급브랜드를 지향하던 지난 96년과는 달리 이번 진로수정에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일산 톱브랜드를 겨냥한다던 명품 플러스원 TV가 결국은 동종업체들을 상대로 제살깎이를 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은 새로운 명품 플러스원TV 전략으로 국내 업체들의 주력 수출품목인 중소형TV 시장을 갉아먹을 것이란 얘기다.
삼성은 이미 중남미시장에서 명품 플러스원 TV를 기존 4대3제품과 동등한 가격으로 출시하고 있고 또 중동지역에서도 기존 제품보다 불과 5% 정도 높은 가격으로 시판하고 있어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관련업계는 또 가격경쟁력이 관건인 중소형급 시장에서 삼성이 기존 TV와 같은 가격으로 1인치 더 큰 화면을 제공한다면 일정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는 있으나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대 시장이기도 하지만 일정한 비율의 부품을 현지 생산제품으로 조달하지 않을 경우 과중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명품 플러스원이 힘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삼성이 이같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명품 플러스원 브라운관을 현지생산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뜻이다.
삼성이 대형 고급제품과 달리 중소형 명품 플러스원의 공략처를 중남미나 아시아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콘셉트로 재기에 나선 삼성의 명품 플러스원 TV 사업전략은 은근히 성공을 기원해주던 지난번과는 판이하게 관련업계의 걱정과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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