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MPU.LG반도체-메모리, 단일 컴퓨터서 "합방" 가능성

삼성전자의 마이크로프로세서와 LG반도체의 초고속 메모리가 탑재된 차세대 컴퓨터.

국내 반도체업계의 「요원한 희망」일 것처럼 여겨지는 이같은 사건이 조만간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인 미 컴팩컴퓨터사가 최근 자사의 차세대 엔터프라이즈급 알파서버에 다이렉트 램버스 D램 채용을 결정한 것이다.

컴팩은 이를 위해 최근 다이렉트 램버스 D램의 원천 기술보유업체인 램버스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일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은 알파 프로세서 사업의 주도권을 삼성전자가 잡고 있고 차세대 메모리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 분야는 LG반도체가 가장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알파칩 사업을 전담할 자회사인 API를 미국에 설립해 알파칩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마케팅 및 기술지원,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에 대한 지원업무 등의 주도권을 쥐면서 알파칩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컴팩이 향후 자사의 고급 워크스테이션, PC서버에 알파칩을 채용할 계획을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차세대 운용체계인 윈도NT 5.0을 통해 알파 CPU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어 향후 시장 확보에 가속이 붙고 있다.

또한 차세대 고속 메모리 분야의 가장 강력한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 분야는 LG반도체의 「텃밭」이다.

이미 LG반도체는 이달초 64M 다이렉트 램버스 D램 시제품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 차세대 D램의 주도권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 컴퓨터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의 인텔사가 차세대 PC에 다이렉트 램버스 D램 채용을 공식화하고 있는 데다 컴팩과 델컴퓨터 등 세계 1, 2위의 PC업체들까지 차세대 메모리표준으로 램버스 D램을 지원키로 하면서 LG측을 크게 고무시키고 있다.

컴퓨터를 구성하는 2대 핵심 요소인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재계의 영원한 맞수이자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숙적인 삼성전자와 LG반도체가 각각 주도하는 제품이 탑재되는 「예상밖의」 사태가 예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사의 관계자들은 『반도체 분야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우리 업체들이 나눠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기분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메모리 분야만큼은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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