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업계 "지도" 바뀐다 (8);2차전지시장

국내 2차전지 시장구도에 대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까지 리튬이온전지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니켈수소 및 니켈카드뮴 전지가 일정 시장을 나눠갖고 있던 국내 2차 전지시장은 올들어 니켈수소 및 니켈카드뮴전지의 급격한 퇴조 속에 리튬이온전지가 사상 초유의 호조를 보이는 양상으로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6백30만개 정도 보급될 정도로 국내 2차 전지의 한 축을 형성했던 니켈수소전지는 올해의 경우 3백만개도 채 팔려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고 니켈카드뮴전지는 마지막 수요처인 건축 보안 등 시장마저 위축되는 바람에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10분의 1로 수요가 줄어든 6만개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리튬이온전지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난 2천6백만개 정도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니튬이온전지가 국내 2차 전지 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는 가운데 리튬이온전지를 공급하는 업체 사이에서도 시장점유율 순위가 크게 뒤바뀌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국내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일본 도시바, GS멕코텍, 산요, 막셀 등 4개 업체가 시장은 나눠 갖고 있었으나 올들어 소니, 몰리, 미쓰비시 등 일본업체가 새로 가세했고 삼성전관, LG화학 등 국내 업체도 연말께부터 시장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여 국내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혼전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특히 리튬이온전지의 주 수요처인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휴대폰업체들이 지난해까지 1, 2개 업체의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했으나 올해부터는 전지수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는 데다 엠아이텔, 텔슨전자, 세원텔레컴, 팬택 등 신규 휴대폰업체들도 전지공급처를 복수로 가져갈 계획이어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리튬이온전지 업체간의 시장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 와중에서 세계 최대 리튬이온전지 업체인 소니, 일본계 캐나다 전지업체인 몰리, 프랑스계 일본 업체인 GS멕코텍 등은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의 전극적인 지원 아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반면 그동안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해온 도시바의 경우 시장점유율은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처럼 일본계 업체들이 국내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거의 석권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 청주에 월 2백만개 상당의 생산능력을 지닌 리튬이온전지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LG화학과 천안공장에 파일럿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삼성전관이 이르면 올 연말께 리튬이온전지를 생산, 공급할 것으로 알려져 국산 리튬이온전지 업계의 행보에 관련업계는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국내 전지업체들이 리튬이온전지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그동안 2차 전지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태일정밀, 효성생활산업 등 3, 4개 신규 전지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복병을 만나 최근 이 사업에서 철수하나 투자계획을 보류하고 있어 관련업계를 애석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의 신규 참여를 저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가격인하 공세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계 전지업체에 국내 리튬이온전지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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