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출목표 달성 "빨간불"

엔화가치의 하락이 지속되면서 국산 전자제품의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돼 가전업계의 수출목표 달성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초 국내 전자업계는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기준환율을 1엔당 1백30원으로 책정했으나 급격한 엔화 가치하락으로 상반기중 1백40원대, 하반기에는 1백50원까지 엔화의 급락이 예상되면서 올해 수출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의 이같은 우려는 최근 일본 업체들이 수출가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거래선의 주문감소 및 일부 거래선의 이탈이 표면화되기 시작해 수출물량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연초 원화하락으로 수출가격을 인하했던 국내 업계가 거래선확보를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추가로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업계는 지속적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올 수출목표는 수정없이 그대로 두고 내부적으로는 실제 실현가능한 목표를 다시 세우는 등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실제 전자업계는 엔화가 1엔당 1백50원선으로 하락할 경우 하반기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은 당초 목표에 비해 많게는 15%에서 적게는 10% 정도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은 수출목표를 수정하는 것과 상관없이 1차적으로는 당초 계획대로 수출목표를 추진해 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수출감소는 물론 무리한 수출확대에 따른 국산 전자제품의 수출채산성 또한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초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수출목표를 너무 높게 책정한상황에서 엔저현상으로 올 수출목표 달성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수출외에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수정계획과는 상관없이 무리를 해서라도 수출확대전략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자업계는 IMF 이후 지속되는 극심한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출목표를 늘려잡아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16%가 늘어난 1백30억달러, LG전자와 대우전자는 각각 49%가 증가한 8조5천5백억원, 4조4천억원의 수출목표를 수립했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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