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디오업계가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해태전자의 처리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태전자가 우여곡절 끝에 그룹에서 분리돼 독립된 전문기업으로 홀로서기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디오업체들은 당초 출자전환을 통해 그룹에서 분리, 독립할 것으로 알려졌던 해태전자가 돌연 퇴출대상기업으로 선정되자 당사자인 해태전자 못지않게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IMF된서리를 맞아 꽁꽁 얼어붙은 오디오 내수시장이 해태전자의 퇴출로 자칫 공항국면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만약 해태전자가 청산절차를 밟아 공중분해될 경우 나머지 업체들이 해태전자의 몫을 나눠가져 일시적으로 득이 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오디오산업에 엄청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첫번째 이유는 해태전자가 쓰러지면 4백여 부품협력업체들도 동반 붕괴될 가능성이 커져 이로 인해 나머지 오디오업체들도 부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수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해태전자의 붕괴를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해태전자의 채권은행단이 대리점을 상대로 채권회수에 들어가면 수백개에 이르는 인켈 대리점들은 어쩔 수 없이 헐값에 제품을 판매해서라도 현금확보에 나설 것이며 이럴 경우 시장질서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 해태전자가 부도로 좌초됐을 때 일부 업체들만 반사이익을 챙겼을 뿐 대다수 업체는 출혈경쟁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한 채 큰 어려움을 경험했다.
이와 함께 해태전자가 재기하지 못할 경우 내수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해외 오디오업체들이 시장을 쉽게 공략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해태전자가 자칫 무너질 경우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견해도 있다. 해태전자가 수출을 할 수 없게 되면 일부 바이어들이 다른 경쟁업체로 옮겨갈 수도 있지만 그 수량은 극히 제한적이며 오히려 한국업체에 대한 이미지가 손상돼 바이어들이 제3국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해태전자의 재기여부를 놓고 국내 업체들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간 2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세계적인 OEM공급업체로 자리잡은 해태전자가 퇴출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은 해외 바이어들을 바짝 긴장시켰다. 이번주들어 해태전자의 건재함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의 야마하를 필두로 주요 바이어들이 줄줄이 한국으로 몰려온 것만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바이어들이 해태전자 문제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는 것은 해태전자가 제때에 제품을 공급해주지 못할 경우 해태전자를 대신할 만한 마땅한 공급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 제품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이처럼 해태전자가 국내 오디오산업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태전자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한 후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시키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해태전자는 물론 오디오업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오디오업계의 수위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해태전자의 퇴출을 은근히 기대했던 업체의 한 관계자는 『해태전자가 독립기업으로 재출범한다고 해도 이전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시장재편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다수 업체들은 『해태전자가 하루빨리 경영정상화를 통해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것이 침체된 오디오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태전자의 재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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