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새 음반 맞아?』
최근 음반시장을 들여다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지난 10여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준다는게 음반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유행하는 노래만으로는 세월의 깊이를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리메이크 음반이 대거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올 음반시장은 리메이크 음반으로 시작해 리메이크 음반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메이크 곡의 출현은 결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해마다 리메이크 곡은 만들어져 왔다.지난해 큰 인기를 모은 조관우의 「님은 먼곳에」는 김추자의 히트곡이고 「꽃밭에서」는 정훈희가 불러 사랑을 받아온 곡이다. 015B 김돈규가 불러 히트한 「슬픈인연」은 나미의 곡을 리메이크해 성공한 케이스. 또 노영심의 「그리움만 쌓이네」는 70년대 가수 여진의 곡이었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박지윤의 「하늘색 꿈」도 알고보면 80년대 한 가요제에서 불려졌던 곡. 그러나 이 곡은 원곡보다 더 유명해지며 히트하고 있다.
간간히 소개된 이같은 리메이크 곡들은 최근에는 삽입곡이 아니라 아예 타이틀 곡으로 해 선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에서는 아예 리메이크 음반으로 기획중이어서 가히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팝계의 리메이크 시도는 국내 음반업계보다 한발 앞서간다. 프로듀서 퍼브대디는 스팅의 「Every Breath You Take」와 「Roxanne」를 리메이크해 빌보드 차트의 정상을 점령했고, 월 스미스의 「Just The Two Of Us」도 그러버 위싱턴 주니어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조짐이라 할 수 없는 리메이크 곡들이 올들어 음반업계에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왜 일까. 한 마디로 「복고 바람」때문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화전반에 걸쳐 퍼지고 있는 복고주의가 음반업계에도 몰아닥쳤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세기말적인 현상에 의한 것」으로 지적하기도 하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어려워진 경제상황 때문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음반업계 일부에서는 「새로움에 대한 벽을 실감한 데서 나온 자구책」이란 지적도 없지않다. 마치 「베토벤이 없었더라면」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채 옷만 갈아 입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사정 때문인지 최근의 리메이크 음반은 10대 뿐만 아니라 주머니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30∼40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80년대의 곡들이 주종을 이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곡은 하나같이 「편집앨범」 또는 댄스 음악으로 재 단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에는 모던토킹과 보니 엠,마샤 워시와 루 폴이가 리메이크한 「Its Rainning Men」등의 앨범에서 한 발자욱도 더 나가지 못할 듯 싶다. 지금 우리나라 음반시장은 80년대 어느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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