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마트 이병승 사장
중고PC 전문유통업체인 CC마트의 이병승사장은 최근 경제위기가 오히려 즐겁다. 호황기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을 중고PC를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중고PC의 가격은 신제품의 5분의 1수준. 경제위기로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PC를 사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선택인 셈이다.
IMF 체제 이후 중고PC 판매가 늘어나면서 체인점 가맹을 신청하는 퇴직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유통업체 현안인 가맹점 유치와 유통망 확장도 아무런 문제거리가 아니다. 또 부도업체와 퇴출기업이 중고PC를 쏟아내고 있으니 물량확보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없다. 이병승 사장이 지난해초 선인상가 4층에 3평도 안돼는 조그만 매장을 얻어 CC마트란 이름으로 중고PC 판매에 나설 때는 거래업체로 부터 몇번씩이나 부도를 당해 부도만 안냈다 뿐이지 무일푼에 가까운 신세였다. 조립PC 판매와 소프트웨어 용역개발을 하며 너무나 많은 부도를 당했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어음을 막기 위해 허덕이다 어느 순간 경쟁이 심한 조립PC 판매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길로 회사를 정리하고 1년여를 쉬면서 다른 유통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이 뭔가를 생각했지요. 결국 PC 시장 경쟁의 본질은 가격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중고PC가 유망할 것이란 생각을 했지만 이병승 사장이 CC마트를 차리기 이전부터 용산에는 상가별로 중고PC업체들이 몇개씩 활동을 하고 있었다. 경쟁업체와 똑같은 방법으로는 또 다시 쓴맛을 보게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가까운 일본 시장을 몇번씩이나 둘러보며 성공사례를 수집하고 그들의 경영기법을 검토해봤습니다. 또 일본의 경영방법을 한국시장에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에 대해 밤을 지새며 연구했습니다. 중고PC 시장도 신제품과 마찬가지로 품질과 가격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병승사장은 소비자들이 중고PC를 구매하면서 가격 못지않게 염려하는 부분이 품질 문제라는 점을 간파하고 애프터서비스(AS)에 최대 역점을 뒀다. 양질의 중고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원할 때면 언제든지 서비스를 해줬다.
중고 PC 구입 고객의 서비스 요구가 꾸준히 늘어나자 아예 서비스 전문업체인 컴닥터119를 차려 CC마트 구매 고객뿐만 아니라 모든 PC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 나섰다.
CC마트의 이 사장은 중고PC 사업이 정상궤도에 이르면서 브랜드 이미지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고PC 구매 고객들이 갖고 있는 품질과 가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데는 기업자체의 신뢰도가 최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이병승 사장이 최대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1차적으로 중국 북경에 8월까지 해외지사를 설립해 국내의 중고PC를 수출할 계획이다. 또 우리보다 정보화에서 앞서고 있는 미국에도 진출해 한국을 축으로 중국과 동남아 국가를 연결하는 국제적인 중고PC 유통망을 확보한다는 안도 갖고 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말하는 이병승 사장은 최근 경제 위기를 딛고 CC마트를 10년 이내에 컴퓨터 유통을 전문영역으로 하는 국내 10대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함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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