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텔레웨어

『대기업과의 파트너쉽에 의한 동반진출로 해외 통신소프트웨어 시장을 개척할 생각입니다.』

최근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관련 툴로 주목을 받고 있는 벤처업체 텔레웨어의 조원덕 사장은 이처럼 자신감을 내비친다.

텔레웨어는 미 워싱턴 대학과 공동으로 CDMA 방식 이동전화 기지국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치분석 소프트웨어 툴 「C-CAP」을 개발한 업체로 유명하다. C-CAP은 기지국의 통화용량을 분석한 후 인접기지국의 전파간 간섭을 줄이는 방법으로 동시통화자 수를 최대 2배까지 늘려주는 프로그램. 새로운 기지국을 설치할 경우 적정 통화량 계산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게 해주는 획기적인 분석 툴이다. 크기가 서로 다른 셀이 섞여 있는데다 통화패턴이 불규칙한 기지국의 동시통화자 수를 알아내는 것이 C-CAP의 핵심기술.

텔레웨어는 현재 L사, H사 등 통신사업자들과 계약을 추진중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 CDMA방식을 채택한 미국, 중남미,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통신서비스시장에 진출하려면 대기업과 컨소시움을 이루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사실 이 회사는 기술력만 믿고 해외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마케팅의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조원덕 사장은 지난 94년 6월 텔레웨어를 설립한 후 불과 두 달 만인 8월에 현지법인형태로 미국에 진출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데이콤과 포항제철을 거치면서 대형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했던 조 사장은 당시 차별화된 통신소프트웨어로 미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C-CAP과 같은 소프트웨어 툴은 자금사정상 3∼4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텔레웨어는 이른바 「캐쉬 카우(Cash Cow : 매일 우유를 마시듯이 초기에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금)를 마련할 제품으로 전화요율 분석 소프트웨어 텔레피디아(Telepedia)를 내세웠다. 텔레피디아는 장거리 전화의 요금체계를 비교 분석해 주는 툴로 당시 미국에는 그런 컨셉의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승산은 충분한 것으로 보였다. 예상대로 이 제품은 장거리 전화사업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조 사장은 맥도널드 더글러스사의 유럽담당 세일즈 엔지니어와 스프린트사 출신의 인재 등 현지인력을 스카웃 하는 등 미국시장에 주력했다.

장거리 전화요금을 분석한다는 신선한 아이디어 덕분에 「베이비 벨(Baby Bell)」 6개사 중 벨 아틀란틱, 스프린트 MCI, 벨 사우스, 사우스 웨스턴 벨, US웨스트 5개사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1년 이상 시험기간을 거친 뒤 정식계약을 체결하는 관행에 따라 3∼4 카피씩만 구입했고, 그 사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운 미국업체들이 끼어들었다. 텔레테크, 벨류컴, CCMI, 세일스타 등 후발주자들은 SI형태로 포괄적 서비스를 제시하거나 3년 라이센스를 전제로 1년 무료사용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로열 클라이언트들을 모두 나꿔챘다.

『워낙 시장 진입 초기에 큰 호응을 얻은 탓에 방심을 한거죠. 게다가 한국에서 PCS사업자 선정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생기면서 미국지사를 현지책임자에게 맡기고 96년 귀국했을 정도로 마케팅을 무시했습니다』

조사장은 그때의 실패요인을 이렇게 털어 놓는다.

한 번 참담한 실패를 겪고 난 텔레웨어는 아이디어와 패기에 마케팅까지 갖춘 「준비된 벤처」로서 제2 라운드를 기다리고 있다. 텔레피티아와 C-CAP 이외에도 ATM교환기가 필요한 대형 통신망의 설계 툴 등 다양한 통신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플랜만 확실하다면 성공할 자신이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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