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인천국제공항] 입찰자격 따내기도 험난

『신공항에 안전 착륙해라.』

통신장비와 시스템통합(SI)업체들에게 올해 떨어진 특명이다. 건국 이래 최대 공사 규모로 알려져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둘러싸고 통신 장비 및 SI업체들이 치열한 프로젝트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신공항건설공단의 수주업체 선정 작업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감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수주를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국내업체로는 삼성전자, LG정보통신, LG EDS, 현대정보기술, 한진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 등 통신장비 및 SI업체가 총망라돼 있으며 외국업체로는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모토로라, AT&T, 다사(DASA) 등이 치열한 힘겨루기에 동참했다.

신공항건설공단 통신처에서 발주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통신자동화시스템(AIS)」과 「일반공중통신시스템(GPCS)」. 이와 관련해 공식 발표된 투자 금액만도 1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이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로 국내 통신시장이 꽁꽁 얼어 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프로젝트 수주전은 문자 그대로 회사 사활을 건 한판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공항측은 AIS와 GPCS 등 사실상 공항의 기간 시설 인프라격인 통신망 관련 프로젝트를 어떤 사업보다 완벽하게 추진하기 위해 입찰 참가 자격부터 엄격한 제한을 두었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자는 의도이다.

신공항측은 우선 단일업체가 아닌 4개업체 정도로 컨소시엄을 구성, 상호 협력을 통해 완벽한 솔루션을 구현토록 주문하고 있다. 외국업체 일방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주계약자는 국내업체가 맡도록 했다. 컨소시엄 멤버에는 외국업체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해 국내 정보기술(IT)업체가 이번 기회를 통해 선진 외국업체들의 통신시스템 설계 및 디자인, 시스템 통합, 관리 능력 등을 이전받을 수 있게 했다.

현재 가장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AIS사업. 예상되는 투자 규모만도 5백 14억원에 이른다.

AIS사업은 운항 정보, 공항 안내, 일반 공중통신 등 공항 운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모든 시스템을 포괄한다. 항공기 이착륙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공항 안내 및 공항 이용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중앙 센터에서 총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지능형 통신 인프라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이는 다시 운항정보시스템(FIS), 공항이용안내시스템(KISOK), 데이터통신 기반과 터미널 기간 시스템(DCS), 여객터미널운영센터(TOC) 등 4개 분야로 세분화된다.

현재 AIS사업에는 삼성전자와 한진정보통신 컨소시엄 등 두 개 컨소시엄이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사전적격심사(PQ)에서 4개 컨소시엄이 통과했으나 최근 LG정보통신과 금호텔레콤 컨소시엄이 공개 입찰을 포기함에 따라 양자 구도로 압축됐다.

삼성전자는 에어링크, IBM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이미 상용화된 외국 솔루션을 이용해 AIS사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에 대응한 한진정보통신 컨소시엄은 한진을 주계약자로 독일 다사(DASA),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기술이 참여하고 있다. 한진컨소시엄은 공항 관련 SI분야 전문 솔루션업체인 한진과 다사를 양축으로 현대와 쌍용이 기술력을 보완해 자체 기술력을 통한 한국형 솔루션 모델로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AIS사업은 이미 제출된 컨소시엄별 사업제안서(RFP)를 통해 다음달까지 업체를 선정해 오는 2000년 6월까지 마무리하게 된다.

정보기술(IT)업체들이 군침을 삼키는 또 하나의 굵직한 사업은 GPCS이다. 투자 규모가 4백32억에 이르는 GPCS는 공항 이용자 및 상주자에게 필요한 기본 통신망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일반통신망에 필요한 시스템 설계, 장비 공급, 시운전과 운영은 물론 유지 보수에 관한 교육 훈련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GPCS사업은 지난해 8월부터 선정작업에 들어가 최근 데이콤시스템테크놀로지(DST)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업체로 선정되면서 일단락됐다. 삼성전자 컨소시엄이 2순위업체로 예정돼 있으나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DST컨소시엄이 이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DST컨소시엄에는 LG정보통신, 인터엠, 루슨트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하고 있다. LG정보통신이 교환시스템 분야를, 인터엠이 안내방송과 관련된 토털 솔루션을, 루슨트테크놀로지스가 통합배선시스템을 각각 나누어 구축하게 된다.

DST컨소시엄은 오는 2000년 6월까지 모든 사업을 완료키로 했다.

이번 신공항 관련 통신망 구축 사업은 모든 통신장비 및 SI업체에게 하나의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설 규모면에서 최대라는 점, 공항 관련 통신망 구축은 최초라는 점, 국내의 모든 IT업체가 총집결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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