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수출 채산성 "비상"

업체간의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과 급격한 엔저현상으로 오디오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출확대에 나선 오디오업체들이 업체간의 극심한 가격인하 경쟁과 엔저현상에 따른 해외 바이어들의 잇단 수출가격 인하요구가 맞물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오디오업체들은 당초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확보됨에 따라 수출이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업체들이 해외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정상가격 밑으로 경쟁적으로 값을 내려받고 있어 오히려 수출채산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디오 제품의 수출 정상가는 출하가를 1백원으로 했을 때 1백30원선을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 대다수 업체들이 1백20원대 이하로 수출가를 낮추고 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 1백12원 수준까지 가격을 낮추는 등 극심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오디오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출확대 경쟁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만 물량이 소폭 늘었을 뿐 전체 수출물량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는 수출업체들이 해외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기 보다는 무분별한 가격인하 경쟁을 통해 경쟁사의 거래선을 빼돌리는 것에 급급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게다가 해외 바이어들이 환율인상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을 이유로 수출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어 최근 들어 급진전되고 있는 엔저현상을 이유로 또 한차례 가격인하를 요구함에 따라 수출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의 한 수출담당자는 『엔화가 달러당 1백40엔선을 돌파하자마자 지난주 수출계약을 맺었던 홍콩 바이어가 엔저를 이유로 재차 가격인하를 요구해 왔다』며 『앞으로 엔저현상이 심화돼 또 다시 가격인하를 요구할 경우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번 떨어진 수출가격을 다시 인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수출업체들이 과당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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