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통신, 패밀리 요금제 "뜨거운 감자"

신세기통신(대표 정태기)이 「공짜 좋아하는 사람들」 덕에 고민에 빠졌다.

지난 4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이 회사 「패밀리요금제」가 가입자 유치면에서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지만 시스템 과부하까지 우려될 만큼 과도한 통화량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기통신 전체 가입자 중 현재 패밀리요금제에 가입한 사람은 8만명 선. 전체 1백41만여 가입자 중 약 5.6%가 이 상품에 가입돼 있으며 지난 5월부터는 신규 가입자 중 약 27%가 패밀리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PCS의 맹공으로 가입자 증가면에서 둔화세를 보였던 신세기로서는 「패밀리 요금제」가 가입자 유치면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나 문제는 이들 패밀리 요금 선택자들의 통화시간이다.

전체 가입자 중 6%에도 못미치는 비율이지만 패밀리요금제가 확산된 이후 신세기통신의 전체 통화량은 25∼3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어림잡아 이 요금상품 가입자들이 다른 상품 가입자들보다 무려 5배가 넘는 통화시간을 기록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가족간 통화는 무조건 무료라는 파격적인 제안에 힘입어 가입자들의 통화량 증가는 익히 예상했던 일이지만 실제 이같은 결과는 신세기통신 관계자들을 당혹케 하기에 충분했다. 당장 시스템 과부하가 우려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이 요금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통화시간에 대비,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스템 과부하를 예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전체 시스템 재정비는 여차하면 배보다도 배꼽이 더 커질 지경이 됐다.

기껏 가입자를 유치했지만 월 부과요금이 적어 할당수수료가 적다는 대리점들의 불만도 곳곳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신세기통신 내부에서는 패밀리요금제의 기간을 제한하거나 무료를 유료로 전환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가족간 통화를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할 경우 가입자 및 소비자들로부터 쏟아질 비난과 질타는 더욱 고민스러워 이 또한 결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신세기통신은 이에 따라 패밀리요금제가 표준요금이나 비즈니스, 로열요금제에만 한정적으로 선택될 수 있다는 데 한가지 희망을 걸고 있다. 월 기본료 9천9백원인 레저요금가입자 중 상당수가 이들 패밀리요금제로 이미 이동했고 신규 가입자 중 레저요금 희망자들 다수도 가족간 무료통화 혜택을 위해 표준요금 등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저요금과 달리 표준, 비즈니스, 로열 등의 요금은 기본료가 각각 1만8천원 2만2천원 5만2천원이다.

실제 신세기통신의 바람대로 별다른 요금조정 없이도 패밀리요금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일단은 지켜볼 일이다.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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