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 보령전자 이주엽 사장

IMF체제가 시작된 지 6개월이 넘었다. 승승장구하던 우리가 이처럼 큰 난관에 직면하게 되리라고는 지난해 중반만 해도 대다수가 예상치 못했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정부, 국민 누구 할 것 없이 힘을 하나로 모아 수출로 돌파구 찾기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린 「중소기업제품 수출박람회 및 상담회(SMI EXPO 98)」는 이같은 우리들의 처지를 잘 보여주는 한 사례였다.

이 행사에서 중소기업들은 수출로 회사를 살리고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고자 직접 개발한 각종 아이디어 틈새상품과 생활필수품, 관련 부품들을 한자리에 전시하고 이들을 수출역꾼으로 만들어 줄 해외바이어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을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레벨을 달고 해외로 수출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만난 보령전자 이주엽 사장(41)은 지난 96년부터 전기피자팬, 핫플레이트, 전기담요 등 직접 생산한 소형가전제품을 유럽, 중동, 중국 등지로 수출해오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애로사항에 대해 털어놓았다.

아직까지 수출을 전담할 부서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외바이어를 만나고 수출할 제품을 선정해 현지실정에 맞게 개선하며 신용장 개설 등 수출과 관련된 각종 실무도 직접 한다는 이 사장은 수출에 관한 애로점으로 체계적인 정보 미비와 관할 당국의 전시행정을 꼽았다.

수출주문을 얻기 위해 국내외 가전제품 박람회 및 주방용품 전시회란 전시회는 거의 다 쫓아다녔다는 이 사장은 이같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관련정보를 찾고 일일이 연락처를 구해 팩스나 전화로 직접 신청해야 했다고 말했다. 전산환경이 좋아 인터넷을 잘 활용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관할 자치단체나 담당 관청 등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해외연락처나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디렉터리가 있었으면 바람직하겠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거치는 단계에는 각 지방관청 중소기업지원과나 무역협회, 중소기업청 등과 연계해 해외바이어들을 단체로 만나는 상담기회가 있는데 이 때 접촉하게 해주는 바이어들이 한정돼 있어 되레 우리 업체들끼리 가격경쟁을 벌이는 사례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번 행사만 해도 주최측인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무역협회가 해외바이어들을 대거 초청하기로 했으나 실상 다녀간 바이어는 1백여명에 머무른 것 같다며 참여업체들 사이에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각종 해외안전규격 획득에서부터 자금지원, 수출절차 간소화 등도 하루빨리 이뤄져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이 사장의 지적이다.

이 사장은 9일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릴 종합박람회에 직접 생산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갖고 해외바이어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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