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창고시스템 업계가 불황을 탈피하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삼성항공,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중공업, 코오롱엔지니어링, 효성중공업, 대우중공업, 신흥기계 등 주요 자동창고시스템 업체들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의 수요 급감세에 따라 특수형 자동창고시스템 사업강화 및 수출 확대, 수익성 중심의 수주활동 등을 통한 적극적인 구조조정 태세에 돌입했다.
이처럼 자동창고시스템 업체들이 사업 포기를 포함한 강력한 불황대응책에 나서고 있는 것은계열사 물량위주의 발주외에는 수요가 거의 없어 치열한 수주전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의 부작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동창고시스템 시장을 주도하던 일부 대기업들조차도 저가수주에 따른 만성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사실상의 사업포기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장위축 분위기의 골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자동창고시스템 분야에서 삼성항공과 내수시장 점유율 1위를 놓고 경쟁하던 LG산전은 1백30여명에 달하던 사업인력 중 30여명의 영업, 기술, 유지보수 인력만을 남겨 둔채 사실상 퇴출, 큰 폭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여타 경쟁업체들의 사업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 움직임의 배경에는 IMF 관리체제를 벗어나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최소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불투명한 시장전망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지난 95년 2천8백억원의 매출로 정점을 이뤘던 자동창고시스템 시장규모가 지난해에는 1천억원선으로 급감했고 올해 5백억원대 유지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당면현실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동창고시장이 오는 2000년까지 6천5백억원의 내수시장규모를 이룰 것」이라는 한국물류협회의 지난 95년도 전망치와도 크게 어긋난 곡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자동창고시스템 업체들은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직접부서 인력을 남겨두고 간접부서 인원을 최소화하며, 일반 자동창고보다는 냉동, 냉장자동창고,위험물 보관창고, 중량물창고, 클린룸 설비 등 고부가, 특수형 자동창고시스템 수주에 주력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해외 영업망을 총동원, 중소규모의 프로젝트까지 수주하는 등 수출에 주력키로 했으며, 과거와는 달리 대규모 발주라도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움직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발주물량이 없다보니 조그만 공사조차도 과당 경쟁으로 이어져 저가수주를 낳고, 이는 결국 품질저하와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시장규모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이 필연적인 만큼 관련업계도 저가 수주정책보다는 엔지니어링 능력 향상을 통한 고부가 사업에 주력하면서 불황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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