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PC원가 줄이기 총력

PC제조업계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한파와 장기적인 경기침체, 환율인상에 따른 제품원자재가격 인상, 컴퓨터 비수기의 본격화 등 국내 PC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는 다양한 악재가 연이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제조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등 주요 PC업체들은 최근 PC시장 규모가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30%정도 줄어든 데다 오는 10월까지 이어지는 컴퓨터비수기가 이달부터 본격화하면서 내수시장 위축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부품국산화를 포함해 부품구매선 정비, 생산라인합리화, 불요불급한 기능제거 등 다각적인 원가절감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부품국산화와 부품구매선 정비를 통해 PC의 제조원가 절감을 실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현재 70%에 이르고 있는 PC의 수입부품 채용률을 올해말까지 60%대로 끌어내리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부품국산화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우선 노트북PC에 채용되는 다양한 커넥터를 국산화하기로 했으며 올 2.4분기부터 분기별로 국산화할 품목을 선정해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 퀀텀, 소니, 마쓰시타 등 외국업체들의 수입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및 CD롬 드라이브와 자체 개발한 제품들을 혼용해온 방식에서 탈피, 수입제품을 최대한 줄여 자사 제품의 사용량을 크게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PC에서 노래방 및 영화비디오CD, 마이크 등 사용자들의 활용가치가 낮은 품목 및 기능을 삭제, 제조원가를 최대한 줄여나가기로 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마더보드를 제외한 전 부품을 외부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만큼 부품구매선 정비와 생산라인 합리화를 통해 제조원가 절감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이원화된 수출 및 내수분야의 부품구매부서를 하나로 통합했으며 안정된 부품구매를 통한 부품가격인상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앞으로 부품공급업체들의 현금결제율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삼보컴퓨터는 맞춤PC의 수요확대에 적극 대응, 생산라인을 셀방식위주로 전환해 제조원가를 크게 줄인다는 방침이다.

LG IBM(대표 이덕주)은 올해 인텔칩 대신 저가의 인텔호환 CPU를 채용한 모델수를점차 늘리고 PC에 내장되는 불요불급한 기능을 삭제해 PC원가는 물론 가격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특히 노트북PC에서 기본기능만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고 팩스모뎀카드 등 각종 고가의 주변기기에 대해서는 협력업체를 선정, 소비자들이 협력업체의 제품을 저가로 구입해 탑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 IBM은 지난달부터 각 노트북PC에 탑재되는 각종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제품테스트에 착수했으며 이달 말까지 일정한 성능기준을 통과한 10여개의 협력업체를 선정, 인터넷 홈페이지나 홍보물에 이들 업체의 제품구매 장소와 연락처를 소개하기로 했다.

대우통신(대표 유기범)은 최근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자체 마더보드의 PC채용률을 높이는동시에 케이스, 전원공급장치 등 그동안 여러 곳에서 구입하던 부품조달방식에서 탈피해 각종 부품의 공용화와 대량구매를 통해 제조원가를 크게 줄여나가기로 했다.

컴퓨터업계 한 관계자는 『PC업체들이 최근 제조원가 절감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은PC시장 형성이래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IMF한파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극심한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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