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소장 이상훈)는 본사 후원으로 29일 독일텔레콤 통신망 계획 전문가인 페터 빌데(Peter Wilde)씨를 초청해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 뉴미디어실에서 옛 동독 통신망 구축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페터 빌데씨는 동독과 서독의 통신망 연결를 위한 실행 계획인 「텔레콤 2000」을 주요 내용으로 통일과 통신의 역할, 통일독일 이후의 통신망 통합, 통신망 구축 등에 대해 강의했다.
페터 빌데는 독일텔레콤의 통신망 계획 수석 엔지니어로 약 35년간 통신망 계획에 참여했으며 세계 24개국에서 통신망 계획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가이다. 이날 있었던 강연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통일 독일은 옛 동독지역에 통신망을 구축하고 동독과 서독의 통신망을 연동하기 위한 실행계획인 「텔레콤 2000」을 지난 90년에 착수해 97년 마무리했다. 옛 동독 지역 통신망 구축은 디지털화를 기본 원칙으로 기존망 위에 새로운 중첩망 구축, No.7신호방식 도입, 종합정보통신망(ISDN) 구축, 지역번호의 통합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기간망 확장 및 현대화가 이뤄졌으며 디지털 방식의 전송로와 가입자망 확충이 완성됨에 따라 양 지역간의 실질적인 통신망 통합이 달성됐다. 독일 전지역에 걸쳐 번호와 요금 체계, 그리고 제공 서비스 등 통신망과 관련된 모든 것이 동일한 표준 체계를 따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통일이 이루어진 시점에 옛 동독 지역의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심각했다. 1백80만 전화 회선이 있다고 하나 대부분 2가구 공동 사용방식이었으며 가입신청을 하고 15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옛 동독의 전화망은 1천4백86개의 단국, 1백64개의 집중국, 15개의 총괄국과 1개의 국제 관문국으로 구성된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 약 3분의 2 정도의 교환기가 40년 이상 지난 구식이었고 소수의 완전 디지털 교환기를 제외하면 최신 설비의 기술이라 해도 60년대 수준이었다.
「텔레콤 2000」에 따른 시설 투자액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마무리됐으며 전체비용으로 볼 때 약 1백억마르크를 절감했다.
옛 동독지역에 신속하게 통신망 구축을 하는데에는 통신장비 제조업체가 참여했던 턴키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턴키방식은 「텔레콤 2000」 수행 초기단계에 적용되었고 업체들은 지역별로 일괄 수주받은 증설용량을 자신의 세부 계획에 따라 하청 및 협력 업체를 통해 계획된 기간 안에 완성했다. 「텔레콤 2000」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주로 자국내 자금 시장에서 조달했고 부분적으로 외국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결과 98년 현재 시설수 1천만 회선, 7백60만 일반전화 가입자, 1백30만 ISDN 가입자, 4백70만 케이블TV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전국에 걸쳐 이동 및 데이터 통신망을 구축했고 4만명의 직원을 신규 고용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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