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마이크업계, 관계당국 무관심속 판로확보 어려움

무선마이크업계가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방송국과 현실성이 없는 관련법규로 인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향기기 전문업체들은 최근 원화가치 하락을 계기로 외산제품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전문가용 무선마이크시스템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7백MHz/9백MHz 고성능 제품을 잇따라 개발했지만 주 수요처인 방송국들이 여전히 고가의 외산제품만을 선호함에 따라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방송국 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 제나이저 제품의 경우 환율인상으로 대당 판매가격이 1천만원∼1천5백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산제품의 경우 음질 및 성능은 외산제품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3백만원대를 넘는 제품이 없을 정도로 가격적인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다 외산제품은 애프터서비스 기간이 최소한 3∼4개월 이상 소요되는 반면에 국산제품은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F시대를 맞아 최근 방송국들이 앞다퉈 인력을 감축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작업을 전개하면서도 정작 경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장비구입에 있어선 값싸고 품질좋은 국산 제품을 외면하고 여전히 고가 수입 제품만을 선호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방송국이 국산제품을 외면하고 수입제품을 선호하는 이유중 하나는 국산제품의 출력이 낮기 때문인데 이는 전파관리법에 의해 7백MHz/9백MHz제품의 경우 정격출력이 10mW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수입제품도 법적으로는 정격출력이 10mW로 제한돼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방송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다수 수입제품은 스위치전환을 통해 출력을 변경할 수 있는 가변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낮은 출력으로 형식승인을 받고 현장에선 높은 출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방송국의 엔지니어들 사이에선 이러한 가변기능 때문에 어쩔수 없이 수입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제품과 외산제품이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하더라도 국산제품은 인지도가 낮아 불리한 판에 관계당국의 무관심속에 불법 외산제품이 판을 치고 있다』며 가변출력 기능을 지닌 채 유통되는 수입제품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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