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겸용 전자레인지(OTR:Over The Range)가 국내 가전업계에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수출 효자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OTR시장의 80% 가량을 국내 전자레인지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시장이 매년 5∼7% 가량의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전자레인지 업체들이 이를 수출전략품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는 OTR의 경우 가스오븐레인지 위에 붙밖이 형태로 설치하는 주방용 제품으로 개발된 것으로 규격 제한이 많아 제품 개발에 어려움이 따르는 반면 가격이 일반 전자레인지보다 무려 4배 가량 비싸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 OTR 시장에는 아직 국내 가전3사를 비롯해 일본 샤프 등 몇몇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태인데다 그동안 건설업체를 통해서만 공급이 가능, 국내 업체들도 건설업체를 통한 빌더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현지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수출해왔으나 최근들어 일반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도 가능해지는 등 유통경로가 다양해져 국내 업체들의 황금어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미국 OTR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전체 전자레인지 수출물량의 10% 정도인 50∼60만대를 미국시장에 수출, 이 분야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그동안 미국 OTR시장에 월풀, 시어스, 아마나 등의 업체를 통한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연간 40∼50만대 가량을 수출해온데 이어 올해부터 일반 유통채널을 통한 자체브랜드 판매에도 나서는 등 미국 OTR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에서 개최된 홈 빌더쇼에 2명 이상의 설치인력이 필요했던 기존 제품의 설치구조를 혼자서도 설치할 수 있도록 개선한 신제품을 발표, 국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브랜드로 수출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 미국 규격조건을 만족시키면서도 조리실의 공간을 기존 34리터에서 40리터로 넓힌 신제품을 개발, 조만간 미국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美 메이텍社를 통해 미국시장에 OTR을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수출하기 시작한 대우전자도 올해 전체 전자레인지 수출물량의 15% 가량인 10만대 정도를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등 지난해까지만해도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던 OTR의 수출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연간 8백50만대 규모를 형성한 미국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OTR이 차지한 비중은 물량면에서는 15% 정도인 1백30만대 가량으로 금액면에서는 40% 가량을 차지했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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