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콘덴서 원재료인 폴리에스터(PET) 베이스필름 시장의 SKC 독점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콘덴서용 PET 베이스필름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새한의 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나고 있어 15년동안 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해 온 SKC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의 마일러콘데서용 PET 필름 공급량은 지난해까지 월 10톤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 월 50톤 규모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현재 1백5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공급중인 마일러콘덴서용 필름 외에도 금속필름(MF)콘덴서용 필름 개발에 나서 1차 샘플시험을 마치고 현재 2차 샘플시험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PET 필름분야 전반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새한과 SKC가 콘덴서용 베이스필름 분야에서도 본격적으로 격돌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새한의 공급물량 확대에 따라 그동안 구축돼 있던 SKC 독점체제가 무너지면서 시장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엔화가치가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어 일본의 도레이나 다이아 등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져 시장판도 변화가 예상보다 더욱 빠르고 크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C는 지난 82년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PET 베이스필름을 국산화해 필름증착 및 가공 전문업체인 성문전자를 중심으로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해 현재는 콘덴서용 PET 필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필름콘덴서 및 필름증착 업계에서는 SKC가 제시하는 가격이나 조건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돼왔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긴급주문이 발생, 발주된 물량보다 더 많은 필름을 급하게 SKC로부터 공급받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 매출이 증대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생산계획을 일방적으로 주장, 해당업체의 요구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말 환율인상 여파에 따라 SKC는 공급가를 30% 인상하면서 업체들에 5개월치 물량공급액에 대한 담보제공을 요구해 관련업계의 큰 반발을 샀는데도 이를 강행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C의 국산화에 따른 수입대체 공로는 인정하지만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공급자 중심의 영업전략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경쟁체제가 새롭게 구축되면서 품질향상은 물론 이 시장의 영업관행이 상호적인 형태로 전환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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