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다국적기업] 컴퓨터 관련업체.. 한국오라클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다.

지난 89년 미국 오라클사의 한국 현지법인으로 출범한 한국오라클은 지난 회계연도에 8백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종업원수도 5백40명에 이르는 등 만 9년만에 거대규모의 소프트웨어 업체로 부상했다. 특히 이 회사는 회계연도 기준이 아닌 지난 한해 동안의 매출실적은 1천40억원으로소프트웨어 업계사상 최초로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오라클의 성장사를 보면 더욱 놀랍다. 매년 연평균 7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설립후 만 5년 만에 소프트웨어 업계 매출 1위를 탈환했다. 주력사업인 DBMS만 해도 50대 주요 그룹사와 공공기관을 포함해 국내에서 확보한 고객사이트만 3천여개사에 이르는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의 성공은 오라클의 전세계 시장점유율과 비교해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오라클의 전세계 DBMS시장 점유율은 27.5%이고 유닉스와 NT용 DBMS시장만 따져도 40%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오라클이 본사에서 받는 대우도 다른 외국계 한국 현지법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오라클 본사는 회사운영의 전권을 사실상 한국오라클이 행사하도록 인정하고 있으며 전세계1백40개국에 있는 오라클 현지법인이나 대리점 중에서 단 5개사에만 제공하는 DB엔진의 소스코드를 한국오라클에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오라클 신화」의 원천은 바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서비스 제공이라는 것이 강병제 사장의 말이다. 오라클은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 처음부터 우수한 전문인력 확보에 주력해 왔고 특히 자율경영체제 구축을 통해 조직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소스코드를 자체적으로 보유함에 따라 전 컴퓨터 기종에서 한글화가 가능하고 그만큼 국내 기술이전에서도 앞서갈 수 있었다. 한국오라클이 국산 주전산기인 「타이컴」에 가장 먼저 탑재돼현재까지 탑재실적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한국오라클은 최근 DBMS뿐만 아니라 툴,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애플리케이션, 인터넷/인트라넷 솔루션, 그룹웨어, 컨설팅, 교육 및 지원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종합 솔루션 제공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한국오라클이 판매하는 주요제품을 보면 DBMS를 기본으로 데이터웨어하우스(DW) 및 분석도구(OLAP), 인터넷 및 인트라넷 솔루션, 그룹웨어 솔루션, ERP패키지, 컨설팅서비스, 교육서비스 등 다양하다. 이중 DW와 ERP시장에서 이미 선두를 확보하고 있는 등 국내시장을 석권하는 DBMS의 강력한 백그라운드를 기반으로 이미 다른 분야에서도 상당한 지위를 확보했다.

한국오라클의 엔터프라이즈시장을 겨냥한 사업전략은 △DBMS 활용영역 확대를 통한 새로운 시장창출 △네트워크 컴퓨팅(NC)의 인식확산을 통한 리더쉽 확보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 역할의 수행 등 크게 3가지이다.

한국오라클은 DBMS 활용영역 확대와 관련해 그동안 애플리케이션이 「업무자동화」 지원위주로 개발됐으나 앞으로는 각종 사내문서와 같은 비정형 정보나 각종 업무를 DB에 저장하고 웹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화」 중심의 애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는 결국 애플리케이션 개발용 툴이나 ERP와 같은 패키지, DW와 같은 솔루션 분야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컴퓨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역점을 두는 분야. 한국오라클은 네트워크컴퓨팅이 PC기반의 퍼스널컴퓨팅이 갖는 단점을 보완하고 비용도 대폭 절감시켜 준다는 향후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앞으로 1∼2년간 이 NC의 정착을 위해 마케팅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그룹이라는 단위로 움직여 온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최근 통신, 금융, 서비스 등산업별 시장이 급신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 산업별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산업별 전문지식을 토대로 하는 전문기술실과 제품기술실, 선진기술팀을 「버추얼팀」으로 운영해 조기 레퍼런스 확보 및 솔루션 확산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본사의 산업별 패키지에 국내경험과 기술을 가미한 「국산화」 방안도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한국오라클은 이와 함께 최근 윈도NT 시장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 NT에 대비한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윈도NT용 오라클 제품을 활용해 솔루션을 개발하는 협력사를 발굴, 지원하고 윈도NT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위해 패키지 프로그램이나 번들 프로그램 등을 준비중이다.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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