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월 생산량이 20억개를 돌파하면서 세계 5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업체로 성장한 삼성전기의 종합연구소 소재연구실 김종희 부장은 최근 개발에 성공한 1백60층급 고적층 니켈전극 제품 개발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지난해 러시아산 팔라듐(2@) 가격이 4배 가량 상승하면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팔라듐과 니켈 가격이 20배로 벌어지면서 팔라듐전극 제품으로 니켈제품과 가격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승부가 결정된 싸움이 돼버렸습니다.』
현재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무라타, TDK, 다이와유덴 등 일본 3사의 경우 니켈전극 제품이 전체 MLCC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저적층 제품에서는 아직까지 팔라듐전극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전극이 많이 사용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적층제품은 대부분 니켈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1백층 이상의 고적층 니켈전극 MLCC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면 국제 경쟁에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다는 생각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연구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지난 93년 니켈전극 MLCC 개발에 착수한 이 회사는 96년 말 제품개발에 성공, 지난해부터 월 1억개를 양산하고 있으나 그동안은 20~50층의 중저층 제품만을 생산해왔다. 이에 따라 삼성은 지난해 중순부터 고적층 니켈전극 MLCC 개발을 적극 추진, 소재 및 생산기술 관련 연구원의 약 40%가 몇 달째 공휴일도 없이 개발에 전력을 다해 왔다. 하루라도 빨리 개발에 성공,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것만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니켈전극 MLCC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성공정입니다. 팔라듐과 달리 니켈은 소성과정에서 산화돼버리기 때문에 니켈을 산화시키지 않는 환원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세라믹원료는 재산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일견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과정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한 이 회사는 팔라듐에 비해 강도가 약한 니켈로 층을 높이 쌓기 위해 세라믹원료 고분산, 압축 및 절단기술을 확보,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기기 및 휴대용 전자제품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대용량 MLCC 시장에서 삼성은 선발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김 부장은 『현재 1기인 니켈전용 소성로를 추가로 도입, 생산량을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3백층 이상의 고적층 제품 개발을 완료해 칩탄탈룸 및 칩전해콘덴서를 대체해 MLCC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동참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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