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해외 에어컨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지난 74년 에어컨시장에 진출한 이래 25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내수시장에 초점을 맞췄던 사업전략을 수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00년까지 연간 2백만대 판매, 매출 1조원, 세계시장 점유율 6%, 세계 5대 에어컨업체로 도약 등을 주요 내용으로한 「에어컨 중장기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임병용 이사(공조기기사업부장)는 이같은 삼성의 해외진출 노력에 대해 『에어컨이 가전제품 중 시장성이 뛰어난데다 부품의 국산화율이 높아 부가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선진국의 경우 보급률이 80%에 이르고 있어 대체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데다 개발도상국은 아직까지 보급초기 단계에 있어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시장성이 매우 큽니다.』
IMF 이후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내수만으로는 사업을 꾸려 나갈 수 없다는 위기감도 삼성전자가 해외진출을 선언한 직접적인 원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임 이사는 『삼성전자가 에어컨사업에서만큼은 공격적인 경영을 전개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며 경쟁업체와는 달리 그동안 수출보다는 급격히 수요가 늘고 있는 내수시장에 만족해 해외시장 진출기회를 놓친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2∼3년 동안의 내수시장 호황,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IMF 이후의 급격한 수요위축으로 희비를 맛봐야만 했다.
그러나 아쉬움이 큰 만큼 이번에 수립한 에어컨 수출전략도 의욕적이다. 2000년까지 총 1천억원을 투자해 수원공장의 에어컨 생산규모를 현재 90만대에서 2백만대로 늘리고 에어컨공장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소주에 20만대, 우즈베키스탄에 10만대 규모의 해외공장을 건설해 총 2백30만대를 생산하고 이 가운데 2백만대를 전세계에 판매하겠다는 것.
이같은 생산기반 위에 해외마케팅력과 제품력, 생산력을 혁신함으로써 세계 5대 에어컨업체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2000년 판매목표 2백만대 중 수출이 80%를 차지하도록 해 에어컨사업을 수출주도형사업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다.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마케팅을 전개하면서 거래처 개발 및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 GE, 일본 도시바, 다이킨 등 세계적인 에어컨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제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에어컨 수출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해외시장에서 선진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력을 어떻게 갖추는가 하는 것.
임 이사는 이에 대해 전세계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즉시 대응하기 위해 내년까지 전 용량대에 걸쳐 총 1백20개 모델을 확보하고 우수한 냉방기능외에 공기청정기능, 저소음, 저전력기능, 친환경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84% 수준인 부품 국산화율을 올해말까지 88%까지 끌어올리고 경비 50% 절감, 생산성 3배 향상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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