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제니스"지분 전량인수 의미

LG전자의 최대 고민거리가 돼온 미 제니스의 처리문제가 일단 제니스의 지분을 LG전자가 1백% 확보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현재 LG전자와 LG반도체 등 L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제니스의 지분은 57.7%. 이번에 발표한 제니스의 구조조정계획으로 2억달러에 달하는 LG전자의 제니스에 대한 채무를 제니스의 자본으로 전환함으로써 LG전자가 1백% 지분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미 법원이 제니스의 이같은 기업회생계획을 받아들여 부채에 대한 이자를 동결하고 보통주가 소멸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LG전자측은 이미 미 법원의 기업회생프로그램에 의해 항공사인 컨티넨털 에어라인즈, 유통점인 세븐 일레븐을 갖고 있는 사우스랜드 코퍼레이션, 록펠러재단 등이 재기한 바 있어 이번 제니스의 구조조정계획으로 제니스의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LG전자가 1백%지분을 확보하게 될 경우 제니스 주식은 미 증시에서 폐장되고 제니스가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돼 앞으로 LG전자가 주도적으로 구조조정계획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번 제니스의 구조조정계획에서 가장 주목되고 있는 부문은 과연 제니스가 어떠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제니스 구조조정계획의 핵심은 재정확보외에 수익성이 낮은 제조업부문은 점차 줄여나가고 첨단기술력과 브랜드력을 대폭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공장을 LG전자가 인수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고 외부로부터 완제품과 부품구매를 대폭 확대해 나가는 대신 디지털 TV의 특허를 활용하고 브랜드이미지제고와 유통 및 서비스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LG전자가 앞으로 제니스를 미국내 생산거점이 아닌 현지 연구개발 및 마케팅업체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제니스는 지난해에 적자규모가 전년대비 68%가 급증한 2억9천9백만달러에 달하는 등 매년 적자폭이 확대돼왔으며 LG전자는 제니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 95년 경영권을 인수한 이래 1억4천만달러의 매출채권, 1억2백만달러의 지급보증, 4천5백만달러의 대부 투자, 1억달러의 리스자산을 보증해 주는 등 대규모 자금지원을 계속해왔다.

결국 과거와 같은 대대적인 투자보다는 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LG전자측의 구조조정 카드가 제니스의 사업 정상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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