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월드컵 판촉" 뜨겁다

최근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팀이 프랑스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할 경우 「전자제품 한대 더주기」 행사가 가전업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LG전자가 21일부터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경우 25인치 이상 TV 구매고객에게 「20인치 TV 한대 더 주기」행사를 시작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한국신용유통이 각각 23일부터 같은 내용의 판촉행사를 열기로 하고 신문광고 등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LG전자가 「20인치 TV 한대 더 주기」 행사를 시작한 것은 올들어 지나치게 가라앉은 TV 판매부진을 월드컵 16강을 이슈로 극복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3억2천여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보험에 들었다. 우리나라 축구팀이 16강에 진출하든 그렇지 않든 이 행사를 계기로 예년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TV 수요의 일부를 끌어내보자는 의도에서다. TV를 사는 고객이 이왕이면 우리나라 축구팀이 16강에 드는 것을 기대하면서 자사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매출확대는 물론 제품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LG전자에 이어 같은 행사를 시작한 삼성전자와 한국신용유통의 「TV 한대 더 주기」행사는 경쟁업체와 같은 행사를 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경쟁사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워 시장을 주도하면서 수요를 이끌 때 같은 판촉으로 고객이탈을 막지 못한다면 여러가지면에서 어려움이 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 두 업체의 행사는 다분히 수비적인 판촉행사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한국신용유통이 이번 행사에 나서면서 월드컵 특수를 둘러싸고 가전3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들 두 업체는 처음 행사를 기획하면서 LG전자와 경쟁을 의식, 우리나라 축구팀이 16강에 이어 8강에 오르면 고가의 냉장고나 29인치 TV 가운데 한대를 더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결정단계에서 LG전자와 같이 16강 진출 기념 사은품도 20인치 TV로 한정했다.

가전3사의 「TV 한대 더 주기」경쟁에 맞춰 AV전문업체들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따라나섰다. 아남전자는 일정기간 동안 자사 와이드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홈시어터」를 만들어준다는 내용의 판촉을 30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30일부터 아남전자의 광폭TV를 구매한 고객은 만약 우리나라 축구팀이 16강에 진출하면 리시버앰프, 센터 스피커, 리어스피커를 무료로 제공받아 오디오와 광폭TV를 이용해 홈시어터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행사기간에 가전업체들이 제시한 25인치 TV 세일가격은 41만원 선이다. 16강 진출시 덤으로 주는 20인치 TV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25만~30만원이다. 25인치의 최저가 모델을 산 고객이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게 되면 구매가격의 60%이상을 사은품으로 되돌려 받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가전업체들은 이번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보험」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전업체들이 우리 축구팀이 16강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불가능한 것을 내세워 고객을 기만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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