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태아상태로 어머니의 자궁 깊숙한 곳에서 약 열달 동안 건강하게 자란 후에 비로소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이 기간에 태아는 손발이 자라나고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움직임이 늘어난다.
이러한 태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촬영, 태아건강 이상 유무를 판별할 수 있는 3차원 핵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를 국내 기술진이 개발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MRI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메디슨이 바로 그 화제의 기업이다.
메디슨은 지난 96년 인수한 오스트리아의 크레츠테크닉사와 공동으로 2년 동안 50억원을 투입, 태아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차원 MRI를 개발, 앞으로 5년 동안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3차원 MRI는 정지된 이미지 영상만 제공하는 기존 2차원 MRI와 달리 실시간으로 입체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심장처럼 움직이는 장기의 상태까지 신속,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MRI는 대부분의 원자가 자기장이 있을 때에는 자석처럼 움직인다는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분자의 화학적 특성연구에 주로 활용됐다.
그 후 MRI가 양성자(프로톤)를 검출할 때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임상진단용 장비 분야로 그 응용분야가 확대됐다.
메디슨이 오늘날 MRI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장희 교수(62)라는 한 세계적인 학자가 있다. 조 교수는 지난 62년 서울대 전자과를 졸업한 후 스웨덴 웁셀라대학으로 유학해 전자물리학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하자마자 CT와 MRI 연구의 메카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대 방사선물리학과 교수로 스카우트되는 행운을 안게 된다.
그는 그후 CT와 MRI 분야 세계 최고 연구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MRI 관련논문만 1백여편을 국제 저명 학술자에 발표하는 등 한국인출신 학자로써 가장 큰 성공담을 엮어내고 있다.
그는 또 지난 7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자,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에서도 수많은 제자를 배출함으로써 국내에서도 MRI 등 초음파 영상진단기 연구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관진 메디슨 연구소장을 비롯해 나종범, 박현욱 교수(KAIST), 홍기상 교수(포항공대), 오창현 교수(고려대), 노영만 교수(정보통신대학원)가 모두 KAIST에서 조 박사에게 박사학위를 받은 수제자들이며 이들은 오늘도 강의실과 실험실에서 우리나라 초음파 영상진단기 개발과 그 응용분야 연구에 몰두함으로써 청출어람의 신화를 일구어나가고 있다.
<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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