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규모는 벤처기업이지만 세계적인 통신업체인 모토롤러로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력과 제조능력을 인정받아 기쁩니다. 모토롤러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수준의 이동전화 단말기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모토롤러와 지분참여(20%) 및 단말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 협상을 마무리한 박병엽 팬택사장(37)은 「흥분」보다는 팬택의 미래설계, 제2의 도약이 앞서 있다. 「벤처신화」로 불리면서 숱한 화제와 뉴스를 제공했던 박 사장이지만 「거인」 모토롤러의 단말기 파트너로 결정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실제로 모토롤러는 삼성전자, LG정보통신에 OEM 의사를 타진했는가 하면 팬택과 함께 최근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 진출한 4∼5개의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인수 및 제휴관계를 적극 검토했다. 심지어 모토롤러를 잡기 위해 국내업체들이 너무 저자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번 협력관계는 어디까지나 양사가 서로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입니다. 기술력은 물론 자금력에서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협상과정서 모토롤러에 끌려가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모토롤러는 기업을 아예 「넘기겠다」는 의사를 은연중 표명한 업체들을 제쳐두고 가장 「뻣뻣했던(?)」 팬택을 선택했다. 물론 지분참여는 20%로 2대 주주다. 또 협상중에는 14명의 전문변호사와 비슷한 숫자의 회계사들이 동원돼 팬택의 모든 것을 뒤졌고 그 결과 이들이 「OK」사인을 낸 것이 큰 힘이 됐다. 그만큼 건실한 기업이기 때문에 대등한 협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현재 LG정보통신에도 OEM 공급중입니다. 모토롤러와 협력한다 해도 LG가 원하는 한 그 물량은 계속 이어집니다. 결국 LG와 모토롤러 양사에 OEM 하는 것이지요. 또 지금의 캐퍼는 월 10만대 수준이지만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우리가 겨냥하는 것은 내수가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CDMA시장이 열리고 있는 해외시장 입니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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