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VHF 무선데이터 통신서비스, 주파수 배정 "힘겨루기"

정보통신부가 내년부터 전국 공항에 사용될 초고주파(VHF)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 사업자용 주파수를 이중으로 허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단일주파수 배정을 주장하는 건설교통부와 마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정통부가 지난 6개월간 공항 VHF데이터통신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시험서비스를 진행중인 미국 에어링크사에게 『추가로 무선주파수(131.725MHz)할당을 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건교부는 지난 지난 95∼96년 기간중 시범사업을 실시한 네덜란드 시타(SITA)사가 사용중인 131.5MHz의 주파수 외에 에어링크사가 요청한 주파수까지 할당할 경우 당초 항공기 안전성을 위해 채택한 이 시스템의 확산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반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통신 방식은 기존에 음성통신 방식으로 이뤄졌던 비행기조종사와 관제탑간 통신을 VHF를 이용한 디지털 방식의 문자데이터 통신으로 대체하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음성으로 이뤄졌던 조종사와 관제사간 의사소통상 장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교신내용도 정확해지는 장점이 있어 세계 각 공항이 이를 앞다퉈 채택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항공운항관제과는 연내 이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마치고 VHF통신사업자를 선정, 내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지난 95년 공개입찰로 시범서비스를 2년간 실험서비스 해 온 시타사가 채택한 주파수 하나면 족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보통신부 주파수관리과는 에어링크사가 서비스참여를 위한 신규 주파수 배분요청을 할경우 이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VHF서비스도 사업자간 경쟁체제를 도입해 이용요금 및 서비스 편의성을 갖도록 할 수 있으며, 외국에서도 이중 중파수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에어링크가 추가로 주파수할당을 요청할 경우 이를 허용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건교부측은 『정통부는 VHF통신서비스를 위한 선로만 제공하면 되지만 건교부는 운행관제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며 『일본도 단일 주파수를 사용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이중 주파수허용 방침은 항공기 안전을 볼모로 하는정책에 다름이 아니다』라며 『일본의 경우처럼 사업참여자간 컨소시엄 구성을 유도해 단일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찾아야 할 것』이는 주파수 단일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부처간 주파수 배분 문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항공기의 안전과 효율적인 서비스 경쟁체제 확립이 어떤 방식으로 귀결될 것인가가 항공업계의 주목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중 주파수를 사용한 VHF데이터 통신이 이뤄질 경우 이를 자동으로 선국하는 장치는 보잉777에만 있으며, 보잉747, 보잉747400, 에어비스300 등은 조종사가 수동으로 주파수를 선국해야만 관제사와 교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교부는 내년부터 이 VHF무선통신서비스를 김포, 김해, 제주 등 국제공항에서부터 실시해 전국공항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