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가전업계, 여름세일 "딜레마"

『세일행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외산가전업계는 최근 여름제품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제품판매가 부진하자 불황극복을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 같으면 정기 바겐세일을 통해 판매촉진에 나서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판촉행사를 실시하지도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계획도 마련해 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애써 세일행사를 열어보았자 일부 로스리더 상품만 팔려나갈 뿐 전체적인 매출확대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4월 냉장고를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에 대해 제품에 따라 15∼30% 할인판매를 실시했던 많은 수입가전업체들은 대부분 매출실적이 당초 목표의 8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해 각각 2, 3회 세일행사를 실시한 두산상사와 대상교역은 올 들어서는 아직까지 한번의 세일행사도 하지 못했다.

대상교역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세일을 하면 보통때보다 매출이 30% 가량은 늘었으나 IMF 이후에는 구매에 가격적인 요소가 크게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재고처분을 위해 어떤 방법이든 취해야 하겠지만 당분간 세일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회의 브랜드세일을 했던 백색가전도 올해 들어서는 그 횟수를 크게 줄여 16일 브랜드세일 행사를 준비해 놓고 있는 상태다.

외산가전업체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가격인하가 이제 더이상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일을 해도 매출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산가전업체들은 할인판매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 4월 시중 백화점의 봄 정기 바겐세일 행사기간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외산가전업체들은 여름제품 성수기인 이달 들어서도 세일행사 실시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행사를 실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경쟁업체의 눈치만 보고 있다.

외산가전업체들의 세일행사 개최는 소비자 구매심리가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재고를 처분해 적자폭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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