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초절전TV 공방 뜨겁다

삼성전자의 초절전TV가 관련업계에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면서 소비자들의 최종 판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TV를 시청하지 않는 대기시간에는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 「획기적인 TV」를 개발했으며 이 초절전 TV를 국내 최초로 시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초절전 TV 설명회에서 기존 TV의 경우 대기중 소비전력이 시간당 9W이나 초절전 TV는 0W여서 각 가정에서 평균 하루 6시간 동안 TV를 시청할 경우 TV를 시청하지 않는 18시간 동안 총 1백62W를 절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또 20인치를 기준으로 초절전 TV를 시청할 경우 소비전력은 시간당 65W여서 84W에 이르는 기존 제품에 비해 하루동안 2백70W의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TV를 1년간 사용할 경우 1백㎾, 4만5천원의 전기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TV의 평균수명인 7년 동안 최대 30만원 이상의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삼성측은 주장했다.

IMF사태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에너지절약형 제품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7년간 전기료가 절약돼 TV 한 대값을 벌 수 있다는 요지의 초절전 TV는 따라서 소비자들은 물론 경쟁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LG전자, 대우전자 등 TV업체는 삼성전자의 초절전 TV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서서히 반격을 가하고 있다. 양사는 삼성의 초절전 TV가 「결코 획기적인 제품이 아니며 사용상 매우 불편한 단점」을 지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양사는 초절전 TV의 핵심은 기존의 전원스위치와 별도로 장착된 「절전스위치」에 있는데 이 절전스위치 부착은 유럽이나 중남미지역으로 수출하는 TV에는 이미 10년 전부터 3사가 채용하고 있는 보편화된 기술이라는 주장이다. 중남미나 유럽은 낙뢰 또는 불안정한 전기 사정 등으로 절전스위치 부착을 의무화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모델에는 절전스위치 장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경쟁업체들의 설명이다.

양사는 또 절전스위치란 전원코드를 플러그에 꼽아둔 상태에서도 마치 코드를 뽑아둔 것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절전스위치를 누르면 TV로 전기가 전혀 흐르지 않기 때문에 대기전력이 0W가 되는 것은 당연하나 사용상 단점이 많아 내수모델에는 채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일단 절전스위치를 누르고 나면 리모컨 작동이 전혀 안된다는 지적이다. 대기전력이 전혀 없어 리모컨에 반응하는 센서의 작동이 멈추기 때문에 TV를 다시 켜기 위해서는 절전스위치를 일단 손으로 다시 눌러 해제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절전스위치를 해제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TV의 자동켜짐이나 자동녹화기능도 이용할 수 없다. 더불어 사용자들이 TV의 자동꺼짐 기능을 이용할 때에는 절전스위치가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절전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LG와 대우는 삼성이 이처럼 절전스위치 부착에 따른 사용상의 불편을 밝히지 않은 채 절전효과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제까지 국내 TV업계가 수출모델에는 법적규제 때문에 사용상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절전스위치기능을 내장하면서도 내수모델에서는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어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절전스위치의 추가를 회피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측은 제도적 규제에 앞서 소비자들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내수모델에 과감히 절전스위치를 채용한 것을 비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쟁사들의 과장홍보라는 비판과 적절한 시기에 절전기능 채택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삼성전자의 초절전 TV는 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가 결국 소비자들의 심판으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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